젊은 시절 나만의 사고에 갇히고 세상을 바라본 적이 있었다. 바라보는 시선의 각도가 다름을 인지하지 못한 시절이었다. 내가 생각하는 것이 정답이라고 믿고 행하던 아주 어리석은 젊은 날의 그늘이 있었다. 완벽함이란 없다는 것을 알지 못한 어리석은 한 영혼의 울부짖음이 존재하던 젊은 날, 나는 세상을 내 기준에 따라 바라보고 파악하고 해석하고 있었다.
세상은 서로 얽히고설키며 돌아간다. 어느 한 방향으로만 돌아가지 않는다. 수많은 사람의 의견과 사고가 반영되어 정책이 만들어지고 조정되어 재설정되기도 한다. 이처럼 완벽함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무엇이든 처음과 같은 상태로 유지되지 않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면 변색되거나 낡아 벗겨지듯 우리의 사고도 퇴색되고 흩어져 사라지기도 한다.
젊은 날 나는 실수를 용납하지 않았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의 고리로 자신을 한 우물 안에 가두어놓기를 반복했었다. 스스로를 옭아매는 사슬이 되어 자신을 옥죄고 있었음을 그 당시에는 알지 못했다. 그래서 타인을 바라볼 때 있는 그대로 바라보지 못하고 판단하고 조절하며 자신의 색으로 덧칠하며 바라본 것 같다.
그렇게 하다 보면 진실의 시선에서 벗어나게 된다. 오류가 발생하면 자신을 책망하게 된다. 어떤 이는 타인의 문제로 터부시 하기도 한다. 이 얼마나 황당한 논리인가? 하지만 우리는 각자만의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면 각양각색의 색을 바라볼 수 있다. 타인을 탓하거나 원망하는 일은 사라지게 된다. 이해하지는 못해도 그럴 수도 있겠구나! 사고의 전환이 이루어질 수 있다. 그런 순간이 찾아온다면 우리는 바람과 같은 자유로움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어디에도 걸리지 않는 그런 존재로 피어나 편안한 마음을 유지할 수 있는 순간을 만날 수 있다.
젊은 시절, 사고의 실수라는 실타래는 감기는 순간에도 인내하며 나에게 시그널을 계속 보내왔다. 그 신호를 받아 다시 바라볼 수 있는 시간과의 만남이 이루어진 날은 내 기억 속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이제는 그 시간이 나 자신이 되어 나만의 빛깔로 빚어주고 있다.
실수란 그래서 가치 있는 소중한 경험이 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누구나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 걸어간다. 하지만 그 길 위에서 우리는 다양한 시선으로 상황을 바라본다. 어떻게 바라보고 해석하며 살아갈 것인가? 그것이 뼈아픈 고통이라도 나에게 또 다른 사고의 전환을 일으키는 값진 보물이 되어 부메랑처럼 돌아올 것이다.
그렇게 자기만의 경험을 체험화할 수 있다면 그 어떤 실수와 실패도 어둠의 조각이 아니라 자신을 성장시키는 자양분이 되어 함께 축적되어 갈 것이다. 오늘도 넘어짐을. 실패를 피하지 않고 마주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