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동물인 우리는 매 순간 시 머물다 가는 감정들은 우리를 그대로 두지 않는다. 머뭇거리게 하다가도 흥분되어 쏟아내는 소나기와도 같다.
때론 꺼내놓는 감정들이 누군가에게 상처로, 때론 공감이라는 행위를 유도하기도 한다. 이기적인 동물인 우리는 타인으로부터 인정받으려는 강렬한 감정 속에 허우적거리기도 한다. 상대가 누구든 우리는 이야기를 나누고 토닥이는 행위로 상대의 감정 속으로 들어간다. 전이되듯 옮아오는 감정 속에 동행하기도 한다.
하지만 공감한다는 것이란 무엇일까? 의문이 들기도 한다. 주관적인 시각에서 습관화되어 반복되어 나타나는 행위 속 결핍의 몸부림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누구나 자신의 감정을 위로받고 싶어 한다. 자기중심적인 시각에서 매몰되어 있다면 더욱 그러할 것이다.
과연 위로를 받는 행위가 도움이 되는 것일까? 감정도 습관이 된다고 생각한다. 내면 속에 생성되는 감정들을 전환시키는 능력은 위로만이 치료 행위는 아니라는 생각을 해본다. 오히려 환기시킬 수 있는 방법은 현실을 직시하는 시각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주변에 어떤 사람들과 함께 하는가? 그것이 나를 만들고 길들이고 있다. 삶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만들어지는 것과 같다. 그러니 내가 원하는 대로. 정해진 기대로 가지 않기를 바란다. 휘몰아치는 태풍 속에서도 중심을 잡고 걸어가기 위해서는 자기만의 기준이 반듯해야 한다. 주어지는 상황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을 때 우리는 스스로를 진정성 있게 위로하며 성장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순간순간 달콤한 말로 유혹하는 건 쉽다. 침묵으로 상황을 모면할 수도 있다. 때론 경청만으로도 위로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진정한 위로란 진실된 시선을 벗어나지 않아야 한다. 그 시선으로 타인의 감정을 바라볼 수 있을 때 자신의 감정 또한 원인을 알아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요구는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없음을 기억하자.
자신의 마음 속에 태어나는 감정들을 소중히 여기며 바라볼 수 있을 때 우리는 자신과 대면할 수 있다. 그 마주함의 시간은 그 어떤 위로보다 값진 토닥임의 시간이 되어줄 것이기 때문이다.
풀잎 사이로 떨어지는 차가운 빗방울들이 가녀리게 피어난 꽃잎의 내면을 채워주는 위로의 손길이 되어 주고 있음을 우리는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온 몸으로 받아내는 물방울 덕분에 꽃잎들은 얼굴을 활짝 내밀며 미소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