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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원인과 결과

by Sapiens

<am.5:50>



어느 날 갑자기


순간의 연속성 위에 존재하는 우리는 매 순간 지신이 그려놓은 그림을 상상하며 흐트러지거나 질서가 파괴되는 경험을 하곤 한다. 그러나 일어나는 상황 속 우리 자신이 간과하는 한 가지가 있다면 모든 일은 원인과 결과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누구의 탓이 끼어들 틈이 주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세상에는 일어날 일들이 펼쳐지고 있다. 그러나 일상 속 숨 막히게 생존하는 우리의 모습을 볼 때 어떤 일들이 어느 날 갑자기 찾아와 자신을 힘들게 하고 있다고 생각하게 한다. 폭풍은 점점 거세어지거나 잠잠해지거나 단순한 반복성을 띄기도 한다.


그날도 평온한, 반복되는 일상이 펼쳐지고 있었다. 하지만 숨을 죽이고 눈앞에 펼쳐지는 상황들을 펼쳐본다. 어제의 불만이 분쟁으로, 지난날 희미한 설렘은 익숙해져 눅눅한 감정으로 변화되어 살아 움직인다. 그렇게 찾아오는 감정들은 원래의 감정이 아니다. 순간 펼쳐지는 세상 속으로 찾아들어 자기만의 색으로 물들인다.


모든 일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든다. 그러나 가만히 앉아서 침묵 속 대화를 하다 보면 잔재되었던 사건 속 불어든 감정들이 하나둘 쏟아져 내린 이야기라는 것을 알아차린다. 그 일은 누군가에게 짧은 순간이겠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숨 막히는 순간으로 존재할 것이다.


매 순간 평온함으로 존재할 수 있다면 생성되는 수많은 감정들의 근원지를 찾아갈 수 있다. 그곳에서 새로운 감정들을 만나고 나를 만나는 시간이 되길 바라본다.


지금 현재 보이는 모습들이 살아온 결과물임을, 그 속에 모든 삶이 펼쳐져 섞이고 또 다른 자기만의 색채를 품어내고 있음을 알아차리길 바라본다. 어느 날 문득 찾아드는 바람처럼, 속삭이듯, 원인 없는 결과란 없음을 알아차리는 순간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어느 날 갑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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