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모이다 보면 파벌이 생기고 이권을 채우려는 무리가 생겨나기 마련이다. 자신들의 이득을 위해 서로 견제하고 때론 이간질과 편 가르기를 행하며 파벌을 형성하기도 한다. 사조직이든 공적이든 무리라는 구속력 속에 우리는 조율과 이해보다는 구분 짓기를 한다.
그린북에 나오는 이야기도 인종차별로 인한 남북전쟁의 시기가 배경이 된다. 그 시대에 존재했던 인물들을
통해 수많은 갈등과 편견들을 읽어낼 수 있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면 지금의 우리를 볼 수 있었다. 백인 우월주의에 맞서는 용기가 참 아리고 아름다웠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간간이 들려오는 미담을 통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만한 가치를 있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차가운 현실 속 누군가는 선을 향해 올곧은 향기를 품어내며 외로이 걸어가고 있는 모습 쪽으로 향하는 이유는 나도 측은지심이 있고 정의롭지 못한 행위에 분노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옳고 그름은 없다. 단지 나와 다를 뿐이다. 하지만 세상 속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는 수많은 분쟁 속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타인을 억압하고 탄압하는 일을 서슴지 않고 행하고 있다. 그래서 흑인들은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수많은 세월을 부당함과 맞서 싸워야만 했다.
미국이라는 나라는 이민국의 나라로 이탈리계 미국인인 등장인물도 차별이라는 굴레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우리는 그러면서도 강한 자 앞에 굴복해 버리는 무지와 나약함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누군가는 외로운 싸움을 하고 정의로운 행위를 하며 자신의 가치로움을 보여주는 삶을 살아가기도 한다. 이 영화를 만든 감독도 그중 한 명일 것이다. 영화를 통해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자 하는 노력을 자기만의 향으로 보여주고 있다.
영화를 통해 보여주고자 한 것은 인간의 따뜻한 온기라는 생각을 한다. 차별과 분별, 인간적 모독과 행위를 당연시하는 시각들, 그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제시된 것은 결국 서로 다름 속에서 소통하는 인간의 본질적이고 감성적인 대화를 통해 찾아가는 모습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잔잔한 피아노 연주의 파문처럼 마음속 울림이 퍼지고 있었다.
나라사이에서도, 사회 속에서도, 가까운 모임 속에서도, 친한 친구사이에도 서로에 대한 존중과 이해하는 마음 없이는 적대시하고 무시하고 자신의 이득을 챙기는 모습들은 수시로 볼 수 있다. 우리 사회가 발전하고 교육을 많이 받았다고 하지만 여전히 차별과 편견 속에 놓여 있다. 그래서 용기가 필요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관용을 품을 수 있어야 한다.
혼자 살아갈 수 없는 사회적 동물인 우리는 어떤 향기를 품어내며 살아갈 것인가? 그것은 우리 자신의 선택에 의해 풍겨지는 것이다. 어떤 향을 품고 뿜어낼 것인가? 그것도 그 사람이 만들어내는 그린북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우리는 자신만의 기준으로 그린북을 만들어가며 재단하고 있지는 않는지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