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쓴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나도 예전에는 그랬다. 그러나 하루하루 글을 쓰다 보니 호흡하는 것과 같은 존재로 일상의 한 루틴이 되어버리고 있다. 습관이 무서운 것은 모두 알 것이다. 무엇을 하든 반복하다 보면 그 일차체와 혼연일체가 된다.
단순히 그것이 좋다. 무언가에 몰입되어 나타나는 현상들이 나 자신을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는 순간이 되고 있다. 자신의 정제되지 않은 생각들을 하얀 백지위에 꺼내놓는 것은 시선을 모으는 일이기도 하다. 그러니 쑥스러워하거나 지우고 지워내는 일을 반복한다.
누구나 드러내고 싶지 않은 부분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언젠가 표면 위로 드러나기 마련이다. 그것이 마음의 갈증이든 분노이든 상관하지 않는다. 그렇게 글이라는 매체로 꺼내놓다 보면 하나의 치유과정이 되기도 한다. 인간은 외로운 존재이다. 그 외로움을 다양한 것들에 의존하거나 함께하기도 한다. 하지만 글을 쓰는 행위는 매 순간 생성되는 감정의 쓰레기들을 꺼내놓는 일과 같다. 꺼내고 비워내면서 우리는 마음을 청소하고 고요 속에 머물 수 있게 된다.
그래서 글을 쓰다 보면 마음이 가벼워진다. 수많은 것을 짊어지고 살아가듯 그 사이에 잠시 내려놓아 상대를 바라보다 보면 우리는 소중한 자신과 마부칠 때가 있다. 그런 소음과 힘겨움 속에서도 버텨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그 모습이 참 발걸음을 멈추지 않고 계속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누구나 글을 쓴다. 하지만 어떤 감정으로, 어떤 마음으로 글과 마주하느냐는 당사자만이 알 것이다. 세상과 소통하는 하나의 창구역할과 건너갈 수 있는 다리역할을 해 주기도 한다. 오늘도 나는 글을 통해 세상과 마주하며 호흡한다. 그 속에서 조금씩 조금씩 성장하는 나를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