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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떤 시제에 머물고 있는가

-언어와 시간

by Sapiens

<am.5:50>





며칠 전 누군가 내뱉은 말을 곱씹고 있는 나를 만났다. 유쾌한 시간이, 고요한 순간이 순식간에 싸늘하게 변하고 말라버린 나뭇잎처럼 바스락거리며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그 순간, 모든 감정이 상대와의 언어에 갇혀버렸다. 평온한 일상의 언어를 되찾는데 시간이 소요되었다. 이성을 되찾기 위해 과거와 현재, 미래를 오가며 나에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삶의 시간을 걸어오며 그러한 언어의 화살들을 벗어나는 기간은 차츰 짧아진다. 누군가 쏘는 화살을 피할 줄도, 뒤돌아 무시할 줄도, 아무 의미 없이 벗어날 줄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살아온 대가인지도 모르겠다. 그냥 흘러가는 대로 살아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릴 적 수많은 상처와 아픔이 있었기에 지금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을 안다.


카르페디엠, 현재에 충실하라는 말처럼 과거와 미래는 현재의 순간이 없다면 존재하지 않는 무형의 존재이다.


언어는 시간을 지배한다. 그래서 누군가 내뱉은 말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며 사고의 순환을 멈추지 않는다. 그 순환 속에 갇혀버린다면 타인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 언어는 그렇게 타인을 속박하기도 한다.


어떤 언어로 타인과 소통하며 교감할 것인가? 그것 또한 자신의 선택에 달려있다. Banksy뱅크시는 <행복을 찾는 가장 간단한 방법 중 하나는 당신을 슬프게 하는 것들을 놓아버리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결국 지금 이 순간, 행복해지기 위해서도 용기가 필요하다.


언어의 시간 속에 갇혀 지내지 않기를 바라본다. 그 시간 속에 갇혀 버린 순간 자신은 누군가의 조종하는 시간 속에서 노예의 삶 속에 머물게 된다.


자신의 깊은 바닷속 흔들리지 않는 내면의 소리에 집중하는 일은 참으로 소중하다. 그것은 때론 외침일 수 있고 때론 무언의 행위로 재탄생되어 자신에게 안간힘을 다해 신호를 보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타인이 던지는 쓸모없는 언어에 지배당하지 않기 위해 자신의 내면과의 깊은 대화가 필요하다. 행복은 미래 속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현재 속에 머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지금 이 순간 머물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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