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휴대하고 있는 손 안의 다양한 기능을 장착한 도구인 스마트폰. 요즘 나는 특히 외출 시 가방을 들고나가지 않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 어제만 해도 집 근처 병원, 동창 모임, 마트 등 겉옷을 걸치고 꼭 지참하는 건 스마트폰이다.
병원 대기실에서 지겨운 기다림은 포스팅을 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누군가와 만나 비용을 나눠 지불할 때도 인터넷뱅킹을 그 자리에서 이용한다. 마트에서 계산을 하고 포인트적립 또한 스마트폰 하나면 해결된다. 점점 현금을 지참하는 경우도 사라지고 있다.
작은 휴대전화 안에 수많은 기능이 장착되어 있어 사실 집에서도 각자 편안 장소에서 TV를 시청하기도 한다. 또한 각자의 방에서 전화 한 통으로 의사소통을 하기도 한다. 참 편리한 세상이다.
하지만 모든 것에는 양면성이 존재한다. 편리함은 또 다른 기능의 상실을 가져온다. 인간의 편리성은 과학과 기술이 발달함으로써 얻는 혜택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그 역기능으로, 사용하지 않음으로 인해 퇴화되는 기능들이 삶의 질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어떤 기능이 상실되거나 마비되었을 때 우리의 생활 전역으로 퍼져버리는 편리성의 역풍은 광풍이 되어 쓰나미처럼 모든 것을 쓰러 가 버릴 수도 있다. 인간 두뇌의 기억력이 퇴화되고 정보 누출로 개인 정보가 노출됨으로 인한 피해 또한 무방비 상태에 놓여 있다.
우리가 패스트 시대에 슬로우를 지양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나를 상실했을 때 대신할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한 시대이다. 지금까지 앞만 바라보고 달려왔다면 발생할 수 있는 수많은 문제 상황에 따른 대처 능력 또한 갖추어야 할 시대가 다가왔다.
빈번하게 발생하는 정보 누출, 시스템 마비나 먹통 사건들은 순식간에 현대인들을 길 잃은 미아로 만들어버린다. 과학 발전의 역기능을 대비할 수 있어야 한다. 잠시 중단하고 고치면 되는 소소한 일이 아니라 수많은 사상자와 전산 오류로 인해 가져오는 피해값은 상상 이상을 초래할 수 있는 시대에 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불안하다. 편리한 세상에서 오히려 불안감이 더욱 가속화되는 이유이다. 모든 시스템을 하나로 묶어놓았을 때 오는 안정감은 사라진다.
그래서 하나를 얻으려면 하나를 내어주어야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듯 우리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 앞으로 펼쳐질 세상은 엄청난 변화로 가속화될 것이다. 하지만 그 변화 속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변화가 가져오는 보이지 않는 불편한 진실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