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갑진년 새해를 맞이할 것이다. 눈이 유난히도 많이 내린 어제의 기온으로 온 세상이 하얗다. 그 차가움이 시리도록 천지의 통증을 얼려버렸지만, 아이러니하게 그 아픔을 견뎌내는 인내를 배운다. 그 힘겨움으로 새로운 씨앗을 품고 눈이 녹아내리는 그날을 기다리고 있다.
김포공항이다. 다시 제주로 돌아가는 길.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 틈사이에 존재하고 있는 내 모습과 마주한다. 지난해의 노고로움으로 또다시 출발하는 발걸음이 쓸쓸하지 않다.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며 연결되어 흐른다는 의미를 되새겼던 지난해. 새날을 맞이하는 기운으로 다시 새로운 시작의 동력이 되고 있다.
그렇게 무심히 걸어가는 인생길 위에 우리는 서 있다. 홀로 있음이 따뜻한 이유이다. 어차피 혼자면서 우리는 함께 공존한다. 보이지 않는 서로 얽혀있는 사슬의 굴레 속에서 자신의 역할에 충실한 삶을 지향해 본다. 그렇게 나는 걸어간다. 삶 속으로, 나에게 펼쳐지는 길 위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