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중요한 것

-노블레스 오블리주

by Sapiens

■고영희작가와 함께하는 모닝페이지 216일 차



<am 5:50>



살다 보면 누군가 내미는 배려에 밝은 빛을 만날 때가 있다. 눈길을 걷다 미끄러지는 이를 걱정하며 괜찮냐고 말을 건네는 이, 화장실 앞 긴 줄에서 먼저 볼 일을 보시라고 멈춰서는 작은 마음, 아이들이 어릴 적 우는 모습에 다가와 함께 울음을 달래주는 인자하신 어르신, 무더운 여름 동네 어귀에 버티고 앉아 마을 사람들에게 그늘이 되어주는 커나란 나무 그늘처럼 그들은 자신의 것을 무심히 내어주고 있었다.


살아가다 보면 힘든 상황들과 맞닥뜨리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어떻게든 해결되고 지나간다. 그럴 때마다 생각지도 못한 이들의 도움이 존재한다. 그렇게 얽히고설킨 관계 속에서 우린 어떤 가치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을까?


인생이라는 긴 세월은 그냥 주어진 것이 아니다. 누군가의 양보와 노력, 타인의 사랑 표현들이 조금씩 머금다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보이지 않는 언어와 행위 속에 우리는 살아볼 만한 세상을 꿈꾸고 있지 않은가. 누군가를 위한다는 건 결국 자신을 위한 행위임을 알기 때문이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사랑을 품고 서로 대하는 것도, 친척도, 주변 친구들과도, 사회 관계도 앎 속에서 생겨나는 '정'이라는 소박한 우리의 마음이 기울기 때문이다.


그냥 살아가고 있는가? 우리는 부단히도 열심히 삶이라는 계단을 오르고 있다. 오르고 오르다 보면 결국 내려와야 할 때가 있다. 이처럼 낮은 곳에서도 높은 곳에서도 행해야 하는 것이 있다면, 추구해야만 하는 것이 있다면 노블레스 오블리주이다.


그 작은 손길의 건넴이, 작은 마음 한 조각의 나눔이 누군가에게는 절체절명의 순간, 소중한 가치의 생명을 갖기 때문이다.


점점 삭막하고 무서운 세상으로 변하고 있다. 그럼에도 살만한 세상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어느 소방관이 노인을 구하고 재가 되었다는 기사를 접했을 때, 길거리 파지를 넣은 수레를 함께 끌어주는 훈훈한 모습에, 허기진 누군가에게 다가가 따뜻한 음료하나 건네는 모습과 마주할 때면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연결되어 존재하고 있었다.


마을을 지켜주며 드리워진 커디란 나무가 떠오른다. 기둥과 잔가지들이 서로 지탱하며 어우러진 모습 속에 인간들의 더위를 식혀주는 모습들이 시원한 바람처럼 살아 움직인다. 햇볕의 따가움을 온옴으로 받아내는 그 모습이 살아가는 이유임을 그 나무는 온몸으로 알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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