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한다는 것

-보람과 존재의 가치

by Sapiens






새벽 5시 30분, 이른 아침 시간이지만 큰딸이 옷을 갈아입고 집을 나선다. 출근하는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잠시 생각해 본다.


‘자신이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그 일이 누군가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


아침 시간,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출근하려니 생각한다. 그러나 다양한 직업군이 많아지면서 출퇴근 시간이 자유로운 회사들이 많아졌다. 그래서 아침이 출근 시간이기도, 퇴근 시간이기도 하다. 일찍 출근하는 만큼 퇴근이 빨라지는 경우처럼 출근 시간의 개념이 효율적으로 바뀌고 있다.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는 나 또한 출. 퇴근의 개념이 없다. 물론 외부 출강이 주어지는 날을 제외하면 저녁 시간에 줌(ZOOM)이라는 매체를 통해 어디서든 강의를 진행하며 경제활동을 하고 있다.


일상의 빠른 변화 속도와 새로운 도구, 매체에 적응하며 생활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지만, 그 흐름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기 위해 노력하며 적응하고 있다.


사실 예전에는 회사에 출근하지 않고 재택근무를 하며, 그 속에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업무를 보는 것은 상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일의 효율성을 높이는 이러한 시스템을 갖춘 기업들이 이미 많아진 지 오래다.


최근 크리에이터, 유튜버 등 다양한 1인 기업의 증가도 눈에 띄게 두드려지고 있다. 그로 인해 개인이 ‘어떤 콘텐츠를 생산하고 어떻게 기획해서 판매할 것인가?’가 중요한 경제활동의 핵심이 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사회가 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하지만 많은 일이 기계화되고 편리해진 만큼, 속도에 제한이 없어지면서 오히려 인간은 시간에 쫓기는 생활에 익숙해지고 있다. 편리함이 오히려 개인에게는 해를 끼치고 있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우리 사회가 ‘무엇을 향해 가고 있는 것인지?’ 한 번쯤 자신을 돌아봐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한 첨단과학의 발달로 기계와 로봇에 의존하는 일이 보편화되면서 점점 사람들이 노동할 필요성이 줄어들고 있다. 결국 직장을 잃거나 취업하기 힘든 시대에 직면해 있다는 점은 사회가 안고 있는 큰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사람은 관계성을 가지고 살아가는 존재이다. 관계에서 소외되면 사회와 단절된 공간에 지내게 된다. 결국 고립을 향해 걸어가는 속도는 더욱 가속화되면서 자신감과 자존감 또한 상실하게 된다. 그 결과 은둔형 외톨이와 같은 히키코모리 생활에 익숙해지면서 우울증 등 정신 질환 환자가 증가하게 될 것이고, 건강했던 정신과 육체는 빠르게 병들어 갈 것이다.


결국 인간은 사회적 동물로 사회와 분리되어 존재할 수 없으며, 여러 군집 속에 소속되어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리며 활동해야 한다. 그 무엇도 사람을 대신해 지배되는 사회는 지양해야 하는 이유이다.


청년 실업의 증가는 물질적 풍요 속 결핍감으로 그들을 소외시키며 사회 밖으로 내몰고 있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 결과 일을 할 수 있는 것이 또 하나의 특권이 되고 있다.


많은 사회 구조적 이유와 자본주의 사회의 탓으로 치부해 버릴 문제가 아니다. 더 이상 갈 곳 없는 청년들이 자기만의 공간 속으로 숨어 들어가, 침묵 속에서 죽어가도록 무관심 속에 두어서는 안 된다.


일을 한다는 것은 경제활동의 의미를 넘어 인간의 기본적인 의무에 해당하며, 그 속에서 보람과 존재의 가치를 느끼며 살아갈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어떤 일을 할 것인가?’ 보다 ‘나는 왜 일을 하는가?’에 대한 고민의 시간 또한 간절하게 필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누구나 일을 할 수 있는 사회이길.





by. Sapie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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