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기상 일 년 중 가장 춥다는 대한이 다가오고 있다. 시절의 흐름 속 겨울은 무디게 걸어가는 듯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봄이라는 녀석은 겨울의 발걸음에 맞춰 인기척 없이 찾아온다.
해마다 반복되는 계절로 인해 봄이 오고 있음을 알아차리지 못하듯, 많은 사람은 주변 환경들이 수많은 변화 속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 또한 인지하지 못하곤 한다. 삶이 너무 빠르게 흘러가고, 여유가 없어서 일상 속 소소한 것들의 소중함을 놓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그럴수록 삶이 일어나고 있는 그 자리에 잠시 멈춰 서서 자신과 만나는 일, 서로 마주하며 교감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구석진 부엌 한 귀퉁이에서 요리하다가도 재료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고, 찌개가 끓이는 동안 창밖을 바라보며 계절을 느낄 수 있기를. 지친 몸을 잠시 식혀 줄 차 한잔을 마시며 유리창 너머에서 들리는 자연의 소리에 마음을 실을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은 사실은 미세하지만, 전혀 다른 일들로 펼쳐지는 또 다른 하루의 열림과 닫힘의 연속이다, 누군가는 태어나고, 누군가는 살아온 시절을 정리하며 떠나간다. 또한 화를 내거나 행복함에 어찌할 바를 모르는 일들이 벌어지곤 한다. 하지만 하루하루가 누구에게나 다른 모습으로 돌고 돌며 다양한 삶의 무늬를 새기고, 보이지 않는 성장에 동행하고 있다.
내게 주어지는 일상에 집중하려고 노력한다. 주변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일에 에너지를 소진하지 않고 마음의 소리에 집중할 수 있는 오늘이기를.
봄은 오고 있다. 그들도 소리 없이 묵묵히 자기의 소임을 다하며 우리 곁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따스한 햇살이 비치는 창문에서, 걸어 다니는 길 위에서, 놀이터 벤치에서 봄을 느껴볼 수 있기를. 계절 속 스며드는 감정 속에서 봄이 가져온 희망과 새로운 마음을 전해 받기를. 봄은 시작을 의미하듯, 힘든 상황에 놓인 상황에서도 작은 소망을 품을 수 있기를.
살아가는 것이 생각하는 대로 되는 것은 아니지만, 내면의 소리에 머무는 동안은 힘듦이, 안타까움이, 고달픔이 잠시 잊히는 시간이 될 테니까. 그동안 잠시나마 에너지를 충전하고 다시 힘찬 하루를 펼쳐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