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의 교집합

-시선의 각도

by Sapiens


누군가와 함께 소통한다는 것, 때에 따라서는 친밀하고 깊은 관계로 이어지기도 하지만, 잠시 스쳐 지나가는 인연인 형식적인 만남으로 끝나기도 한다.


특히 어떤 목적과 필요에 따라 이루어지는 관계 맺기는 오래 지속되기 힘들다. 그 만남이 의미 있는 관계로 나아갈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 목적이 사라지거나 의미가 퇴색되는 경우 관계의 연속성은 사라진다. 이러한 관계는 서로에게 허무함을 가져다주기 쉽다.


주변에서 가깝게 지내며 그들만의 특별한 사이를 만들어 가는 사람들을 보면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굳이 특별한 사이가 아니더라도 그들만의 색깔들이 존재한다. 유유상종이라는 말처럼 친구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는 이유다.


관계를 맺을 때 서로 닮은 점이 있다면 더욱 친밀하고 자연스럽게 소통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어긋나는 관계는 서로 다른 의견으로 빈번하게 부딪히거나 조율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결국 서로 심리적 거리를 두게 되고 만남은 일회성에 그치게 된다.


흔히 주변에서 맺고 있는 인간관계를 보면 편견과 선입견으로 관계의 한계를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그러한 판단은 좋은 인연을 놓치게 하는 원인이기도 하다.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일방적이 아니라 서로 무언가를 주고받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손에 모래를 쥐려고 할수록 모두 빠져나가 버리듯,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내 보일 수 있을 때 상대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예전에는 나 또한 좁은 관계망 속에서 많은 인연을 차단해 왔다. 또한 가족이건, 친구건, 내가 생각하는 대로 재단하고 행동했다. 그러다 보니 서로 비슷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과만 친분을 유지했다. 결국 상황들을 폭넓게 바라보는 시각이 부족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를 맺게 되었다. 다양한 경험은 타인을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를 가져왔고 좀 더 세상을 보는 시야가 넓어지기도 했다.


시선의 각도가 넓게 변화된다는 건, 관계에 있어 교집합뿐만 아니라 합집합도 받아들이는 여유가 생겼다는 의미다. 결국 타인과의 관계가 점점 부드러워지고 편해지면서 관계망이 좀 더 넓어지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요즘에는 더 많은 사람과 다양한 만남을 가지려고 노력한다. 세상에 존재하는 개개인의 삶을 펼쳐보면 누구나 나름의 굴곡을 가지고 있고, 덧남과 통증으로 단단해지며 탄탄하게 성장한 사람들이다. 모두가 소중한 이유다.


가끔 너와 나를 우리라는 굴레 속에 가두고, 스스로 자기만의 거리를 두면서 찾아오는 인연들을 차단하기도 한다. 그러한 만남은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타인을 배척하게 하는 원인이 된다는 사실.


사람은 모두 다양한 색의 옷을 입은 같은 존재라고 생각한다. 내가 아프면 타인도 아픈 법이지만 우리는 나의 아픔만 크게 보이고 안타깝게 느끼는 경우가 많다. 다양한 색에 현혹되어 본질을 보지 못하는 건 아닐까.


관계의 교집합 속에 존재하는 것만 고집하지 말고 그 외 포진해 있는 합집합 속의 다양성도 볼 수 있기를.






by. Sapie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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