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중년

by Sapiens



매일 누군가를, 무엇을, 기다린 적이 있다. 보이지 않는 그것은 소녀의 가슴 깊숙이 들어앉아 애타게 하기도 했다. 때론 아침에 일어나 멍하니 소파에 앉아있기도 했다. 소녀를 지배하는 것들이 온통 그 무엇이 되어버렸다.


과거 속에 앉아 허우적거리던 시간. 지나온 터널은 참 길었다. 소녀가 오십의 중반을 걸어가고 있는 지금 자신의 거울 속을 들여다본다. 중년이 된 소녀는 그 긴 세월이 찰나적 순간이었다는 사실 앞에 멈춰 섰다.


시간은 눈 깜짝할 사이에 소녀의 모습을 바꾸어 놓고 있었다.


어느 봄날, 중년의 모습을 한 여성이 공원 벤치에 앉아있다. 그녀는 자신의 젊었던 시절을 향해 걸어갔다. 봄바람에 하늘거리는 누군가와 마주하는 순간, 떨어지는 꽃잎이 그녀의 주름진 손등 위로 내려앉으며 속삭인다.


“지금의 네 모습이 더 아름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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