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담의 의미
새해가 되면 마음부터 새로워지는 것 같다. 새롭게 희망을 품고 작심삼일로 끝나버릴지라도 꿈을 꾼다. 소중한 사람들에게 덕담을 나누며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어 주기도 한다.
어느 순간 너그러움은 넘쳐나고 주위로 확산된다. 이 모든 행위는 새해가 갖는 힘인 것 같다. 지난해의 아쉬움과 아픔들을 씻고 새해에는 좋은 일만 바라는 것이 인지상정인 것처럼.
유난히 시끌했고 아팠던 을사년 아침에는 모두의 도움이 필요하기도 했다. 큰 사고는 작은 힘들이 모여 치유를 하고 보듬으며 이겨낸다. 그러는 사이 시간은 아픔의 간극을 조금씩 멀찍이 떨어 쳐 놓는다.
새해부터 불행의 씨앗이 흩날리는 듯 보여도 행과 불행은 동전의 양면처럼 그리 멀리 존재하지 않았다. 항상 그랬던 것 같다.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없다는 말처럼 우리가 구분하고 무게를 달며 치우치게 값을 매기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
살다 보면 흉이 복이 되고, 복이 흉이 되는 경험을 한다. 그러한 경험들은 삶 속에서 삶의 이치를 배우는 시간이 되어주는 기회가 된다. 그러니 더욱 손해 볼 게 없다. 값을 치른 후 얻는 것이 있듯이 그 무엇도 그저 얻어지는 건 없다.
새해가 되어 덕담으로 나누는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말속에 담긴 의미를 새삼 느껴본다. 그 복은 행복만을 의미한 건 아니었다. 좋고 나쁨을 우리가 이분화해서 구분 짓고 있었기 때문에 한쪽으로 치우친 행복만을 생각한 건 아닐까.
그러고 보니 다양한 복을 받으며 치유하고 성장할 또 한 해가 기대되는 순간이다. 행복을 좇지 말고 다가오는 운명을 지혜롭게 관철할 수 있을 때 불행도 복이라는 관점으로 전환될 수 있음을 새겨본다. 그것이 말의 힘처럼 마음의 힘이 되어 정신을 지배할 수 있게 된다. 그다음에는 너그러움이 장착되어 생활에 끄달림과 헐떡거림이 조금씩 줄어들 것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