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는 날 갑자기 잘 사용하는 도구가 말썽을 피운다면 새로운 것으로 교체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그게 도구가 아닌 신체의 일부라면 달라진다. 누구나 아침에 눈을 떠 같은 일상을 사는 것 같아도 어제와 같은 하루가 아니다.
한 달 전부터 왼쪽 팔에 통증이 느껴졌다. 처음에는 파스를 붙이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누구나 그렇듯이 그렇게 지내다 보니 아예 팔을 앞뒤로 움직이는데 심각한 통증이 수반되었다.
아뿔싸, 왼쪽 팔 상완근이 너무 아파서 진통제까지 먹고는 병원으로 향했다. 병명은 건초염, 힘줄이 다쳤다는 것이다. 물리치료를 받고 호전되지 않으면 주사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한다.
내가 너무 무심했음을 늦게서야 깨달았다. 매일 자유롭게 사용하던 팔이 이런 상황이 되니 이제야 고마운 존재였다는 사실을 새삼 느낀다. 다행히 오른팔이 아님을 감사했다.
하지만 일상생활 모든 것들이 불편하다. 옷 입기에서부터, 물건은 아예 들지도 못하고, 휴대전화 드는 것조차 무리가 간다. 자동차 문을 닫는 각도가 움직일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면 순간 마비되는 듯한 통증이 온몸을 멈추게 한다.
병원에 매일 다니고 있지만 낳을 기미는커녕 더 심해지는 것만 같다. 해야 할 일들은 많은데..., 참 걱정이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나 자신이 원인인 것 같다.
둘째를 출산하고 나는 디스크가 생겨서 바로 눕지를 못했었다. 그래서 수십 년간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누워 잠을 잔다. 특히 왼쪽을 향해 자주 누웠으니 이 팔이 내 몸의 하중을 지탱하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
세상에 원인 없는 결과가 없듯 내 몸이 나에게 힘들다고 말하는 소리 같아서 맘이 아프다. 좀 소중히 다룰걸, 좀 더 스트레칭으로 풀어줄 걸... 후회하는 감정이 계속 올라왔다.
지금 느끼는 이 통증은 내가 겪어야 하는 것이라는 것을 안다. 오히려 더 심각하지 않은 상황임을 감사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처럼 우리의 삶은 한 치 앞도 모른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새기게 되었다.
이 팔도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을까?
나의 통증만 보고 네가 아프다고 흘리는 눈물은 보지 못했구나...
되도록 사용하지 않고 너의 아픔을 쓰다듬어 주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