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이 건네는이야기

-향이 존재하는 공간

by Sapie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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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이 건네는 이야기


sapiens


길을 가다 문득 마음이 끌려 들어간 곳이 마음에 꽂힐 때, 커피 향이 진하게 피어날 때, 좋아하는 취향의 음악이 흘러나올 때, 그럴 때면 특히 기분이 좋아지며 나만의 세상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또 하나 스쳐 지나간 공간에서 프레쉬한 향이 느껴질 때다.


향이 심리에 작용하는 힘은 크다. 걸음을 멈추지 않고 그 공간 속에 존재하기만 해도 프레쉬한 향과 함께 기분의 전환이 일어난다. 가까이 다가가지 않아도 향기는 날아와 코끝을 스치며 자신의 존재감을 뿜어낸다. 순간 향기의 매력에 빠져든다. 천천히 향이 놓인 탁자 위로 가까이 다가가 바라본다.


크리스털에 담긴 향초를 들고 들숨과 날숨으로 향을 맡는다. 순간 황홀한 감정에 빠져든다. 이런 향을 품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 향이 나를 통해 세상 구석구석 퍼져나간다면 많은 사람들이 행복한 감정 속에 존재할 수 있겠지...


공간 속에 존재하는 향기는 사람들에게 많은 영향을 준다. 내 공간 속에는 어떤 향을 품고 있을까? 생각해본다. 생각을 더듬어볼수록 내 공간의 향을 찾기가 어렵다. 그것은 나 자신이 혼돈스러운 상태에 있다는 의미이기도 한 것 같다. 아직 설익은 과일처럼...


숙성되어야 뿜어져 나오는 향기를 성급하게 갖기를 바랐나 보다. 숙성은 시간이 필요한 법이다. 오랜 시간 자신만의 향을 위해 고뇌하고 인내하는 시간의 숙성 기간을 견디어 내야 자신만의 향을 뿜어낼 수 있다는 사실을 크리스털 속 향을 맡으며 생각한다.


또 하나 가까이에서 맡는 향보다 좀 떨어져 있을 때 뿜어내는 향을 잘 느낄 수 있다. 신기하다. 마치 우리와 같은 모습이다. 우리도 가까이 있을 때는 잘 모르지만 한 발 물러서서 바라볼 때 잘 보이는 법이다. 그 사람의 존재감도 강조가 아닌 스스로 말없이 지나치기만 해도 풍길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향이 건네주는 이야기를 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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