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너의 존재감

by Sapiens


까맣게 생긴 너는 바다를 건너 먼 곳까지 보내진 다지. 처음부터 까맣게 생긴 건 아니라고? 그래 너는 나무에서 자라 수확할 때는 노르스름한 녹색을 띠고 있지. 그런데 너를 만나기 위해서는 공정과정을 거치고 나서 볶은 후 분쇄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거야.


너는 그동안 굉장히 피곤하겠지만 그 과정을 견디어 낸 네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는지 너는 알고 있니? 아마 아시아 대륙의 동쪽 끝에 위치한 대한민국이라는 곳을 들어본 적이 있을 거야. 너희들 친구들이 많이 오고 있는 곳이지.


사실 대한민국은 내가 살고 있는 국가거든. 우리나라에서 너는 얼마나 귀한 대접을 받고 있는지는 알고 있을 거야. 전국 방방곡곡 네가 없는 곳이 없어. 요즘은 멋있는 뷰가 있는 곳에 근사한 카페를 지어놓고 너를 데리고 오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든 너를 만나러 찾아온단다.


그러고 보면 네가 매력은 있긴 해. 너는 말이야... 우선 향이 죽인다는 거야. 로스팅된 커피가 내려질 때 너의 매력에 우리는 푹 빠져버리지. 다른 음료를 마시러 갔다가도 너의 향을 맡는 순간 너에게 끌림 당하기 일수거든.


너를 좋아하는 나는 너를 무척 좋아하지만 콜레스테롤 때문에 많이 마시지는 못하고 있어. 하지만 너를 주문하고 카페에 앉아 너를 만나는 일은 나의 일과 중 하나일 정도로 없어서는 알 될 힐링 시간이 되고 있다는 거야.


한 잔 전부를 마시지는 못하지만 너를 주문하고 내 앞에 놓여 있는 너를 조심스럽게 두 손으로 감싸고는 코끝으로 가져가 향을 음미하지. 너의 향은 정말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으며 어느 누구도 따라갈 수 없단다. 이제 너의 가치를 알겠지... 세상에 너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연녹색인 원두가 로스팅되면서 점점 색이 까맣게 변하게 되고, 너의 몸에서는 수분들이 빠져나가면서 맛이 변한다고 하지. 그렇게 너의 고통을 인내한 결과 우리에게 전해주는 너의 향을 누가 싫어할 수 있을까?


너는 자부심을 가져도 된다고 생각해. 많은 사람들에게 적은 비용으로 큰 만족감을 주기 때문이지. 그리고 이제는 너에게 중독된 것인지 네가 없는 세상은 상상할 수가 없단다.

아침에 일어나 너와 함께 시작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단다. 점심 식사 후 너는 필수품이 된 지 오래되었지. 나들이 갈 때는 물론 등산을 갈 때도 사람들은 가방 안에 너를 꼭 데리고 다닌단다. 어때? 우리가 너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 것 같니?


사실, 이제는 너 없이는 살 수 없을 정도가 되어버린 것 같아. 그 정도로 너의 존재감이 크다는 거야. 사랑한다. 까만 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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