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일상이 계속되고 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이 무료한 일이라고 생각하다가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기도 한다. 오늘도 어제와 같은 패턴이 일어나고 있다.
사람들은 축 처진 어깨를 하고 지하철을 오르내린다. 뒷모습은 여느 때와 같다. 앞모습이 바뀌어진지 벌써 1년이 훨씬 넘어가고 있다. 지하철 계단 위에서 바라보는 사람들의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은 이제 어색하지 않다. 오히려 마스크가 없으면 허전하기까지 하다. 매일 밖으로 나갈 때면 공기방울이 내부로 들어오지 못하게 꼭꼭 눌러 마스크를 쓴다.
익숙함이란 이런 것이다. 처음에는 불편한 일들이 이제는 당연하게 생각되는 것, 그렇다. 인간은 적응하는데 최적화된 동물이다. 익숙함은 지루함을 가져온다. 하지만 지금은 비상사태와 같은 상황이기에 해이해지기는 하지만 모두가 마스크를 하는 이유는 자기 방어이다. 바이러스로부터 차단하기 위한 몸부림이다.
요즘 예전의 지루한 일상들이 얼마나 행복한 일상이었는지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한다. 그때는 그 지루한 일상들이 우울하게도 하고, 벗어나고 싶어 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의 지루함을 동경하고 있다. 그런데 지금의 상황도 행복한 일상일지도 모른다. 앞으로 어떤 상황들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진 바이러스가 우리 자신을 해치는 도구가 되고 있는 현실이다. 그 세계에서 자기의 이득을 위해 공공의 선을 넘어서는 일들이 벌어지는 일은 비일비재하게 존재해 왔다. 그 피해는 소시민에게 고스란히 전해질뿐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 항상 피해를 보는 것은 힘이 없고 무지한 나라였다. 지금 이 순간 바이러스 감염으로 죽어가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는 선택받은 민족인지 모른다. 그것을 당연하게 여겨선 안 된다. 어느 누구도 죽여도 되는 존재는 없다. 세상에 피어난 모든 생명은 그 자체로 존귀한 대상이기 때문이다.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눈을 뜨고, 아침을 먹고, 학교나 직장을 가고, 퇴근 후 집으로 돌아오는 일상의 모습들..., 단조로움 속에 우리의 삶이 숨 쉬고 있다. 매일 똑같은 행위처럼 보이지만 매일 다른 날들을 살아내고 있는 것이다. 하루만큼의 성장을 하며 우리는 숨을 쉬며 살아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지루하게 느껴질 만큼 반복되는 사이클이 우리에게 얼마나 커다란 행복을 가져오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지금 그 시간들의 의미를 알 수 있듯이 말이다.
그런 측면에서 우린 지금도 행복한 생활 속에 놓인 것인지 모른다. 바이러스로 인해 오히려 여러 가지 다양한 삶의 패턴이 바뀌며 세상 변화의 흐름 속에 자연스럽게 편승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이제 '지루한 일상은 없다'는 실체를 알게 되었다. 지루하게 생각하는 마음만 있을 뿐이다. 그리고 그 일상이 주는 감사함으로 지루할 만큼 행복하다는 것을 알아버렸다. 하나를 내어주고 하나를 얻었다.
삶은 그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