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주에서 인연을 생각하다

-일상의 만남

by Sapiens


오래간만에 아는 동생이 얼굴 보자며 전화가 왔다.

흔쾌히 좋다고 했더니 나를 픽업하러 집 앞으로 왔다.

밖의 기온은 한여름처럼 태양이 에너지를 맘껏 뿜어내고 있다. 동생의 차를 알아보고 얼른 달려가 탔다.


덮밥 먹겠냐는 동생의 말에 그러자라고 하며 동행했다. 예전 독서회 회원이던 선생님이 차린 식당이라고 했지만 이름으로 연상되지 않았다.


롯데시티 호텔 뒤편에 위치한 '반주', 문을 열고 들어갔다.

홀에 있던 선생님의 얼굴을 보니 기억의 조각들이 살아나 우리는 반가운 인사를 하고는 자리를 잡고 앉았다.


가게 분위기가 저녁에 와서 술 마시면 좋을 분위기였다. 점심식사 시간을 피해 갔는데도 손님이 제법 있었다.

주방장은 시동생이 하는 거라고 하더니 올케 시동생 사이가 남다르게 친하다. 이렇게 시댁과 사이가 좋은 경우는 드물어서 참 부러운 마음도 있다.

우리는 전복 게장 밥을 시켰다. 선생님은 양을 많이 주신다고 해서 우리는 배불러 못 먹는다며 사래를 쳤지만 의외의 맛!! 너무 맛있었다. 그래서 쓱쓱 긁어 다 먹어버렸다.

선생님은 독서회 인문학 기행으로 순천 여행 때의 이야기를 꺼냈다. 그때 나의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며, 아이들을 키우는 이야기, 집 장만 이야기, 등등 여자들의 소소한 이야기하는 것을 옆에서 들었었나 보다.

참, 인연이란 신기하다. 서로 연결되는 시점이 따로 있는 것 같다. 그 시절을 스쳐 지금 서로 마주 앉아 이야기를 하며 서로에 대해 알게 되니 말이다.

홀이 참 아기자기하다. 사실 오늘 나를 여기로 데리고 온 동생도 내가 신입 때 독서회 회장이었다. 각자 독서회 모임은 5~10년 정도 참여했던 것 같다. 주부는 서로의 삶이 바쁘고 변화되는 상황들에 따라 잠시 접었다가도 나오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가게가 참 깔끔하다. 주인의 성향을 알 수 있다.

식사를 마친 우리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가게를 나왔다.

생각지도 못한 만남에 기분전환이 되었다. 항상 자신을 새로운 곳에 두라는 말이 있다. 사실 나는 새로운 경험을 좋아하는 듯하다. 특히 사람을 만나는 일은 그 사람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어서 참 좋다.

밖으로 나오면서 명함 하나를 가지고 왔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사랑하는 사람이 생각나서 함께 오고 싶어 진다.

다음 주 딸아이가 내려온다. 그때 함께 올 요량이다.


얼굴 보자고 한 동생과 함께 우린 투썸으로 향했다.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세 시간 넘게 이야기를 나눈 것 같다.


누군가를 만나 이야기를 하는 것에 나는 인색하지 않은 편이다. 책을 읽듯 그 사람의 현재의 일상을 나누는 일은 나에게 많은 영감을 주기 때문이다. 나를 찾아 준 동생이 이쁘다. 사실 도움이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말로 꺼내놓는 것만으로 조금은 가벼워졌으리라...





keyword
작가의 이전글놀면 뭐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