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글 속 두 남자

-지는 해와 뜨는 해

by Sapiens



어제는 병가로 휴가를 나온 아들이 군 복귀하는 날이었다. 입대하는 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함께 갔던 길을 회상하며 신랑과 동행하기로 했다.


아침 일찍 비행기에 몸을 싣고 서울로 향했다. 참 오랜만에 함께 하는 시간인 것 같다. 우리는 미리 렌트해 둔 차 주차장으로 이동해야 했다. 항상 가던 주차장이 아닌 변경된 장소였다.


리모델링을 한 것인지, 이곳을 처음 지나서인지는 모르겠으나 큰 화분에 심어진 나무가 천정에 닿아 있었다. 굉장히 커 보여서 사진을 찍기 위해 휴대전화 카메라를 켰다.


앵글 안으로 들어오는 두 남자, 뒷모습이지만 너무도 닮아있다. 한 사람은 세상에서 만난 인연, 또 한 사람은 그 인연으로 맺어진 신이 주신 선물이다.


너무도 작아 만지기도 겁이 나던 한 생명이 아빠의 골격만큼 성장해 어깨를 나란히 해서 걸어가고 있다. 한 남자는 지는 해, 또 한 남자는 떠오르는 해이다.


서로 다른 변곡점을 지나고 있지만 닮아 있는 존재이다. 앵글 속에서 한 참을 그렇게 바라보았다. 시간이 과거로 거슬러서 생각 너머에 존재하고 있었다.


지는 해의 뒷모습에서는 삶의 흔적들이 묻어난다. 하얀 머리, 굽은 등, 괜히 아련하고 기운이 없어 보이는 뒷모습...

떠오르는 해의 뒷모습은 거침이 없다. 든든하고 힘찬 기운이 느껴진다. 바라보는 내내 보이지 않는 에너지가 넘쳐난다.


이렇게 흘러가는 삶의 시간 속에서도 우리는 존재해 있음을 자각하게 된다. 영원할 것만 같았던 순간들도 희미해진 지가 오래되어가고 있다.


함께 있어 느끼지 못할 뿐, 우리는 이 순간에도 세포는 노화되고 정신은 숙성되고 있다.


이렇게 건강하게 자라 준 아들이 참 고맙다. 지금은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모습이 뿌듯하다. 이 시기도 얼마 남지 않았다. 서로 들고 있는 짐의 무게만큼 누구나 자신만의 짐을 지고 살아갈 것이다.


그 짐을 버거워하기보다 받아들이며 감사함을 느끼며 살아가길 바라본다.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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