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어느 날의 데이트

-겨울 속 기억

by Sapiens


밖에는 살이 에이는 듯한 바람이 불고 있는 어느 날, 수아는 집 안에 있는 것이 답답했다.



모자와 목도리로 무장을 하고는 좋아하는 보랏빛 외투를 꺼내 입었다.



그리고 밖으로 나왔다. 거리에는 눈이 내리고 있다. 꽃이 피어나듯 눈송이들이 한송이 한송이 피어나 수아의 몸에 닿을 때마다 이내 녹아 사라진다.



도로를 걷다가 자주 들리던 카페에 들어갔다. 디카페인 아메리카노 한 잔을 테이크아웃을 하고 다시 거리로 나왔다.


'아! 마음이 너무 시원하다.'


답답했던 수아의 마음이 거리의 공기가 치유해주는 듯 얼굴에는 활기가 되살아나고 있다.



방금 산 아메리카노에서 짙은 원두향이 수아의 감성을 자극한다. 수아는 뚜껑을 챙기지 않는다. 그리고 크레마가 사라지기 전 원두향을 맡고, 음미한 후 한 모금 마시는 그 순간을 즐기는 것을 좋아한다. 수아에겐 행복한 감정이 생성되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거리 속을 걸으며 수아는 잠시 멈춰 선다. 그리곤 눈을 감고 향기 속에 들어가 잠시 심호흡으로 되새김질한다. 그럴수록 커피 향의 존재는 수아를 위로해준다.



수아는 이 순간 그 누구보다도 살아있음을 느낀다. 겨울의 찬 공기가 페포 속으로 들어와 신선한 공기로 정화시켜 준 탓일까? 답답했던 마음은 사라지고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다.



겨울 냄새가 좋다. 차가운 공기가 감각을 깨운다. 눈이 내리는 추운 날, 거리 속에서 마시는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잔이면 살아있음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그렇게 수아는 가끔씩 멋진 데이트를 즐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이별의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