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와 나

-어리석은 나

by Sapiens


그대와 나



Sapiens



그대의 울부짖음으로 세상으로 나온 한 아이

온몸이 만신창이가 되는 몸부림 끝에

상처 하나 없이 온전히 흘러나온 한 아이

아이는 그대의 무심한 사랑으로 쑥쑥 자라

어여쁜 여자가 된 어느 날,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그대를 떠나갔네

아이는 자신이 잘나서 사지가 멀쩡한 어른이 되었다고 생각했지

어른이 된 아이는 가슴에 또 다른 아이를 품어서야 알게 되었지

그대의 고통스러운 울부짖음으로 세상에 왔다는 사실을...

그대가 차가운 철판 위에 수의를 입고 누워 있을 때

'쿵' 하고 깨닫게 되었지.

아이가 잘나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그대의 몸을 통해 이 세상에 왔음을 그제야 모든 진실을 알게 되었지

어리석은 아이는 그렇게 어른이 되어갔지

아이는 그대를 고이 접어 그대의 자리에 흩날리며 눈물을 토해냈지

그대가 있어 아이가 존재했음을 감사히 여기며 아이는 무상과 사랑을 배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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