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만의 시간

-사회와의 단절

by Sapiens


수아는 혼자만의 공간에서 지내는 시간을 좋아한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다. 아마도 육아를 하며 답답할 때 친구들과 약속 잡기가 힘들었을 때부터이지 싶다. 시간이 된다고 해도 상대가 시간을 낼 수 없으면 약속은 계속 미루는 일이 다반사였다.


어느 날부터인가 수아는 아이들을 챙기고 씻긴 후 재우고 나서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갖기 시작했다.


오늘도 자주 가는 S bar를 찾았다. 그곳 매니저랑은 꽤 친해져서 그녀가 오면 알아서 챙겨준다.


홀 안에서는 그녀가 좋아하는 왁스의 '화장을 고치고' 음악으로 바뀌어 흘러나온다. 그리고 커피 향 짙은 향을 뿜어내며 보드카의 쓴맛을 희석화시킨 블랙러시안이 테이블 위에 놓인다.


유리컵 안에 얼음조각과 시원한 물 한 컵, 그리고 안주는 없다.

순수한 블랙러시안을 즐기는 편이다. 술을 마실 때의 안주는 잡음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음악은 수아의 기분을 전환시켜주는 친구가 되어준다. 칵테일 한 잔이 그동안의 지친 마음을 위로해준다. 그렇게 가끔 수아는 이곳을 찾아 생각을 정리하고 에너지를 충전한다.


블랙러시안을 마시고 나서 수아는 카프리 한 병으로 마무리한다. 카프리의 깨끗한 맛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기분이 좋은 만큼만 마시는 편이다. 매사에 정확하고 실수를 하지 않는 편인 그녀는 흐트러진 모습을 싫어한다.


그녀는 친구들을 불러내 함께 보내는 것도 때론 소음처럼 느껴진다고 생각한다. 아무 말하지 않아도 수많은 생각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머릿속을 정리한다.


그녀만의 그런 시간을 즐기며 힐링하는 그녀는 작은 행복이라는 감정을 생성하며 살아있음을 느낀다.


바텐더의 젊음을 보며 자신의 꿈을 상기시키기도 하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육아와 단절된 사회의 청년들의 사고도 엿볼 수 있다.


사실 그녀는 대학 강단에 서는 게 꿈이었다. 하지만 결혼과 함께 찾아온 육아로 5년이라는 단절된 시간 속에 갇혀 지내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자신의 삶과 육아에서 딜레마에 빠지곤 했다. 육아도 자신의 삶의 일부라는 사실을 배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아직 젊은 30대의 그녀에게는 어려운 숙제처럼 항상 머릿속에 공존했다. 그녀는 항상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


그렇게 그녀의 청춘의 시간은 흘러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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