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흔들어 깨워주는 손짓

by Sapiens

새벽이면 왼쪽 팔뚝의 통증으로 잠에서 깬다. 어깨에서 손목까지 통증이 돌아다닌다.


진단은 건초염, 그런데 요놈이 참, 질긴 친구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빨리 떠날 것 같지 않았기에 매일 파스와 연고를 바르거나 소염진통제를 먹으면서 함께 지내고 있다. 연고만 해도 벌써 세 통째 바르고 있다.


처음에서 왼팔이 마비된 것처럼 팔 벌리는 자체를 할 수 없었다. 마치 뇌출혈로 쓰러져 마비되어버린 손처럼 보였다.


자동차 문을 열고 닫기에도 힘이 부쳤으며 팔을 벌리는 각도가 제한적이었다. 특히 왼손으로 어떤 물건도 들 수가 없을 뿐 아니라 쥘 수도 없었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건초염이라는 친구는 그렇게 4개월째 동행하고 있다. 새벽마다 욱신거리는 어깨와 상완근이 잠을 설치게 할 뿐만 아니라 약을 바르느라 남편까지 깨워야 한다.


또한 혼자 옷을 입고 벗기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일상생활에서의 불편함은 이루 말을 할 수가 없다. 자동차 문 닫기, 컵 들기, 세수하기 등 모든 분야와 연관되어 움직인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경험할 수 있었다.


상완근 건초염이 그 자리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어깨에서 손 끝까지 연결되어 왼 손 자체를 움직일 수 없게 되어버렸다.


인체의 기능이 참 신기하다. 그리고 그 어떤 것도 중요하지 않은 부분은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알게 되는 시간이 되어주고 있다.


어느 날 불청객처럼 찾아온 건초염으로 우리 신체의 일부는 전체 속에 존재할 때 제대로 작동한다는 사실을 일깨워주고 있다. 어떤 부위도 홀로 존재할 수도, 하찮은 존재도 없다는 사실을 다시금 실감하는 시간이 되고 있다.


이처럼 아픔은 나를 흔들어 깨워주는 손짓과도 같다. 그 아픔의 의미를 통해 무언가를 던져주는 것을 알아차린다는 것은 반짝반짝 빛나는 보석을 만나는 순간이 되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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