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짓골에서의 마지막 수업

-자기만의 색

by Sapiens




도서관 글쓰기 강의 마지막 수업 날이다. 어제까지 30도를 웃돌던 더위가 사라졌다. 응원이라도 하듯 비가 내리고 있다. 바깥 기온이 10도나 내려가 23도를 가리키고 있다.

11차시로 기획된 수업이 어느덧 마지막 차시 수업이다. 세상엔 영원한 것이 없듯, 모든 것은 지나간다.

나에게 온 성짓골 아이들과의 인연의 시간도 이렇게 흘러가고 있다.

비가 와서 칙칙한 분위기가 될까 봐 하얀 재킷을 입고 나왔다. 아이들은 오늘따라 일찍 나와 기다리고 있었다. 사실 오늘이 마지막 날이어서 좀 일찍 도착해 주차장에서 책을 읽고 있다가 내가 늦어버리는 상황이 펼쳐졌지만 내심 기분이 좋았다.

어젯밤 아이들과의 마지막으로 활동할 내용을 패드에 정리하며 함께한 시간들을 떠올려보았다. 설렘과 함께 ‘잘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성짓골을 찾아가던 첫날이 파노라마처럼 떠올려졌다.

짧지만 결코 짧지 않은 시간들의 연속이었다. 아이들뿐만이 아니라 나 자신에게 또 다른 경험의 시간이 되어주었다.

내 아이들이 중학생 시절을 떠올리며 중학생들의 성향을 이해하려고 노력해보리라는 생각은 첫날부터 사라졌다. 아이들은 아이들만의 고유한 성향을 가지고 자기만의 색을 뿜어냈다.

모든 아이들은 어른의 스승임을 11번의 만남을 통해 상기시키기에 충분했다.

수줍어하는 **는 마지막 시간에 알게 되었다. 마음속의 가진 꿈을 향해 나름의 방식대로 노력하고 있었으며, 자신의 생각을 강력하게 펼쳐 보일 수 있는 충분한 아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사춘기가 심한 **는 칭찬이 고픈 아이였다. 부추겨주고 이끌어주니 생각하지도 못한 마음 깊은 속 자신만의 이야기들을 풀어놓기 시작했다.

곁에 찾아와 이것저것 물어보던 **는 솔직하고 성실한 친구였다. 친구들에게 배려할 줄 아는 멋진 친구였다.

자기만의 뚜렷한 생각을 표출하는 **는 겉으로 말하는 것과는 다르게 마음속이 따뜻한 아이였다.

이처럼 아이들과의 시간은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한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본질은 바뀌지 않는다는 사실과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사랑과 관심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새기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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