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

-신문배달 소동

by Sapiens

말수가 없었다. 바라보기만 했다. 그리고 생각에 잠기곤 했다. 왜 그러한지를...,


어린 시절 수아는 그렇게 어린 감성이 사라진 시간 속에 존재했다.

언니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가만히 듣기만 하다가도 한 번 입을 열게 되면 할 말 다한다며 언니들은 항상 수아를 조심스러워했다.


수아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매번 들던 말이어서 한 편으론 억울한 부분도 있었다. 사실 수아는 생각하고 생각해서 입을 열고 말을 했던 거라, 언니들의 말에 수긍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수아는 어릴 때부터 색다른 부분이 있었다. 어느 날 수아는 신문배달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직접 신문 배급소를 찾아갔었다. 당시 수아는 초등학생이었다.


"사장님, 저... 저도 이거 할 수 있을까요?"


사장님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훑어보더니


"할 수 있겠냐?"


고 되물었다. 수아는 큰소리로


"네, 지금부터 가능해요."

대답해버렸다. 사장님은 집에 가서 한 번 생각해보고 할 수 있을 것 같으면 내일 나오라고 하셨다.


수아는 집으로 돌아오면서 신이 났다. 마치 무언가를 자신이 해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신문배달을 하면서도 열심히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수아는 다음날 일찍 신문보급소로 나갔다. 사무실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일찍부터 나와 분리작업을 하고 있었다. 사장님은 수아에게 짝을 한 명 배정해 주었다.


첫날은 집집마다 돌면서 신문 넣는 집을 외워야 했다. 한 손으로 허리춤에 신문을 얹고 한 손으로는 신문을 대문 앞에 던져야 했다. 던지는 것도 각도와 힘 조절이 필요했다. 잘못 던지다가는 신문을 내동댕이 치는 격이 되어 흩어져버렸다.


아침 공기를 마시며 집집마다 도는 일은 상쾌하기도 했지만 신문의 무게가 장난 아니었다. 생각보다 수아에게는 체력 소모가 큰 일이었다.


첫날은 그렇게 꾸역꾸역 집집마다 돌면서 집을 외우는 일을 했다.


문제는 3일이 지난 오후, 네 살 위인 오빠가 조용히 수아를 불렀다. 그리곤 수아에게 진지하게 물었다.


"너, 왜 신문배달을 하는 거냐? 그럴 시간 있으면 공부나 열심히 할 것이지. 지금 신문배달을 할 때냐?"


며 동네 사람들이 보면 집안 망신이라며 당장 그만두라고 언성을 높이면서 화를 냈다.


수아는 신문배달을 하면서도 공부할 수 있는데 오빠가 왜 저렇게까지 화를 내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었다. 그리고 신문배달을 하는 일이 왜 집안 망신이 되는 일인지 되묻고 싶었지만 참았다.


집안에서 오빠는 연년생인 동생 둘을 책임지려는 듯, 어릴 때 돌아가신 아버지를 대신해 수아에게 엄하게 대했다.


수아는 사실 생각보다 신문배달이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있었다. 더군다나 오빠가 엄포를 놓으며 당장 그만두라고 했기 때문에 잘됐다 싶어서 사장님께 찾아가 그만두겠다고 이야기했다.


그렇게 수아의 엉뚱한 행동은 오빠가 지금까지 회자하며 이야기하는 화젯거리 중 하나이다.


수아는 궁금했고 직접 도전해보고 싶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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