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

-눈부신 하늘

by Sapiens


명절을 보내고 오후에 신랑과 드라이브를 했다. 해안도로를 따라 차를 몰았다. 우리가 자주 가는 도두 해안도로는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시간이 여유가 있을 때는 도두봉에 오르면서 둘레길를 두어 번 돌고는 정상에 오르곤 했었다.

오늘도 우리는 습관처럼 누가 말할 것도 없이 도두봉 방향으로 향하고 있었다.


연휴여서 관광객들이 무척 많았다. 연인들이 바다와 도로의 경계담 위에 올라 추억의 사진 컷들을 찍고 있다. 어떤 중년 부부처럼 보이는 연인이 두 손을 잡고 배낭 메고 걸어가고 있는 모습은 세상이 참 많이 변했다는 것을 실감케 했다.


명절을 보내는 대신 자신들의 여가를 즐기는 모습을 중년의 모습에서 보는 건 신선하게 와닿았다. 차 창밖에서 스치며 순간순간 떠오르는 생각들이 마치 파노라마처럼 지나간다.


순간 손을 잡는 신랑의 촉감에 현실로 돌아왔다. 신랑이 뭐 마시고 싶냐고 묻는다.


"당연 아이스 아메리카 노지~"

우리는 새로 생긴 스벅으로 향했다. 첫 번째 스벅 드라이브 스루에는 줄이 길게 늘어져있어 그냥 지나치고 있다. 몇 달 전에 생긴 두 번째 스벅은 줄이 없어 좋았다.


우리는 주문을 하고 서로 시원하게 마시며 차를 돌렸다. 그리곤 반대편에 있는 바다를 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한 참을 가다 보니 백종원의 연돈까스가게가 새로 오픈을 해서 긴 대기줄이 보인다.


스치면서 지나온다. 조금 더 지나가니 사람들이 드문 이호 해수욕장 동쪽 끝으로 진입하고 있었다. 이곳에는 차박하는 캠핑카들이 줄지어 있었다. 조용한 곳에서 바다를 보고 싶어 잠시 차를 세우고 싶었지만 이곳에는 차들이 많다.


지나치면서 차 안에서 사진을 찍어본다. 가다 세우라고 하고 찍으며 스치고 지나왔다. 몇 컷을 계속 찍다 보니 몇 장이 근사하게 나왔다.


사진들을 보며 하늘을 보고 바다를 본다. 마침 걸려 온 딸의 전화 너머로 함께 이야기를 나눈다. 타지에 있는 딸에게 바다를 보라고 사진을 전송했다.


집으로 와서는 다시 사진을 감상했다. 낮에 보았던 하늘을 좀 더 실감 나게 나타내고 싶어졌다. 갤러리에서 사진을 선택해 그 위에 색으로 덧칠하며 현장에서 느낀 감정들을 색으로 보태본다.

키 작은 풀들도 길게 늘려본다.


바다를 보러 갔는데... 하늘이 장관인 오늘이었다. 사진 속 고스란히 남겨진 오후 시간의 하늘은 너무도 눈이 부신 하늘이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마음의 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