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아스콘 위 하얀 세상
-도로 위 눈길을 바라보다
가린다고 가려지는 건 없다
하얗다고 순결한 건 아니다
지나간 흔적은 남는 법이다
새기고 새길수록
흐르고 흐를수록
엷어지고 옅어질 뿐
자국의 기억은
더욱 또렷해진다
설국에 환호하는 이유는
잠시 모든 근심을 가려주기 때문일까?
곧 드러날 치부를 보지 못하는 순진함 때문일까?
검은 아스콘 위 하얀 세상
너무나 어두워 잠시 밝게 비추어주는 등불일까?
설국에 그려지는
직선과 곡선들은
우리가 걸어오고 존재하는
삶을 그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