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전쯤 다이소에서 데리고 온 씨앗이 어느새 자라나 이렇게 풍성한 모습으로 싱크대 위에 올려져 있었다.
아침에 신랑이 베란다에서 하나하나 꺾으며 담아놓았다고 한다.
크기도 다양하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색과 윤기도 미세하게 다르다.
너희들도 하나의 생명을 갖고 태어나 누군가에게 양식이 되어주고 가는구나.
바라보며 네 앞에 서 있는 나를 비추어 본다. 너나 나나 똑같은 미물인데 너는 누군가를 위한 일을 끝으로 생을 마감하는구나!
그런 네가 참으로 대견하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너의 얼굴을 쓰다듬어 본다.
아직 여리고 여린 촉촉함이 느껴진다.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서일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는 떠나가야 할 때에 맞춰 약속 또한 잘 지켜내는구나.
한치의 오차도 없이, 아쉬운 내색 없이, 온갖 에너지를 내뿜으며 당당한 자태에 그저 바라보며 놀라움만 내쉰다
노르스름하게 변해가는 끄트머리에 꽂혀있는 너는 생명의 줄기로부터 벗어났음을 말해주고 있었다.
그렇게 너는 끝까지 호흡하며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감탄할 따름이다.
신랑은 매일 아침 너를 바라보며 생기를 얻고 희망을 꿈꾸었다고 한다.
너의 모든 생을 함께 한 덕분인지 매 순간 너의 걱정이 나에게도 전해졌지.
누군가의 사랑을 받는다는 것이 그런 것이겠지. 사랑을 품고 피어난 너희들이 하늘하늘 부드럽고 촉촉했지.
너희들을 수확하고 깨끗하게 씻기고 식탁 위에 마주했을 때, 너희들은 참으로 아름답다.
우리도 마지막 순간, 너희들처럼 아름다운 마지막이 될 수 있을까?
너희들과의 만남이 오래지 않아 끝날 것을 알기에 지금 이 순간의 마주함이 귀하다.
너희들을 바라보며 나를 볼 수 있어 감사하다. 이른 아침 남편은 사랑을 담아놓았다. 작은 그릇 속 너희들은 오늘의 선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