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모든 것은 사라지는구나!
-아파트 앞에서
하얀 털옷으로 바꿔 입은 너에게
춥지 않니?
묻고 싶어 진다.
밤사이 낮은 기온으로 온몸이 꽁꽁 얼었을 너,
하지만 차가운 옷을 오전 시간이 지나도록 걸치고 있구나!
따스한 코트를 입은 나는 가던 길 멈추고, 너의 마음 앞에서 서성인다.
다가가 주머니에 꼭꼭 숨어있던 손을 꺼내 너의 심장에 가까이 대어 본다.
시리다.
심장이 뛰고 있는지 느껴보고 싶었다. 하지만 가까이 다가간 손을 다시 주머니 속으로 넣을 수밖에 없었다.
신기했다.
이리 차가운 하얀 털이 네 몸을 감싸고 있어도 묵묵히 참아낼 수 있는 네가,
너의 팔다리를 흔들어 하얀 털들을 쏟아내고 싶었다. 하지만 너는 그만두라고 손짓을 했지.
돌아오는 길,
네 몸은 한결 가벼워져 있었다. 푸른 잎들이 드러나 미소를 짓고 있다.
그 광경을 바라보는 나는 그제야 네가 그만두라는 의미를 알 수 있었다.
그렇게 모든 것은 사라지는 것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