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 시대&결핍 시대
요즘 우리는 과잉 시대에 살고 있다. 먹방이라는 프로가 유행하면서 음식 과잉섭취를 조장하고 있다는 기사가 생각이 난다. 국민의 건강이 위태롭다는 것이다. 굶어서 걱정이 아니라 너무 많이 먹어서 걱정이라는 것이다. 아이러니한 상황 아닌가? 저성장 시대에 취업난으로 인한 경제 사정이 안 좋음에도 불구하고 요즘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카페에만 가보아도 커피 한잔에 5천 원 하는 가격에도 커피 소비는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으니 말이다. 사실 카페에서의 가격이 점심 한 끼 가격을 웃돌기도 한다는 사실에 후들후들할 때가 많다.
먹방뿐이겠는가 휴대전화의 교체시기도 너무도 빠르게 찾아온다. 물질적 욕망이 과잉소비로 이루어지고 있다. 새로운 버전이 나오기가 바쁘게 예약자가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형국이니 말이다.
주변을 둘러보면 편의점, 식당, 카페 등 같은 품목의 가게들이 수도 없이 생겨나고 있다. 서로 경쟁하며 나눠먹기를 하고 있는 셈이다. 젊은이뿐만 아니라 밖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인스턴트 음식은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다. 건강을 해치는 음식들이 우리의 식탁까지 점령하고 있다. 이러한 몸에 좋지 않은 성분들을 과잉 섭취하면서 건강 또한 내던져 있는 실정이다.
또한 인테리어를 자주 바꾸는 가게들이 많다.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는 인테리어에 많은 돈을 투자하고 있다. 보이는 것들이 그만큼 중요해진 시대라는 방증일 것이다. 눈에 보기 좋은 것들을 쫓고 있는 현대인들, 편리성만을 추구하는 현대인들, 그래서 일회용품들도 과잉 생산되고 있으며 환경을 생각하자는 메시지는 한순간 들리는 메아리에 그치고 만다. 집안을 꾸미는 것에 관심이 늘어나고 물건을 쉽게 버리면서 소비도 과잉 시대인 것이다.
외모는 어떠한가 우리나라가 성형중독 1위라는 사실을 차치하더라도 외모에 대한 욕망도 소비를 불러오고 있다. 화장품들이 시즌별로 바뀌고 신제품이 나오기가 무섭게 새로운 색조화장품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욕망이 지배하는 사회에 우리는 던져져 있다. 기업의 사업적인 조장에 소비자들은 이성이 마비된다. 현란한 모습에 현혹되어 자신의 내면과 대화할 여유가 없다.
이처럼 우리는 과잉 시대에 살고 있음과 동시에 결핍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결핍에도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결핍인 사고 능력의 결핍을 이야기하고 싶다.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의 상실, 그것은 이성이 마비된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스스로 판단하고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했을 때는 우리는 착취당할 수밖에 없고 조종당하는 노예와 다를 바 없다. 하지만 더 무서운 것은 자신이 조종당하고 있음에도 그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다. 무섭지 않은가? 누구도 자신은 아니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한 번 주위를 둘러보라. 우리의 삶의 자세를, 생활모습을, 과연 자신 있게 합리적인 판단으로 주체적인 소비와 선택을 하며 살고 있다고 할 수 있는지를 말이다.
가족 간의 소통의 부재도 정서적 결핍에서 오는 것이다. 우리 사회가 우울 사회가 되어가고 있는 동안 우리 가정은 파괴되고 개인은 파멸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한 개인이 제대로 서지 못할 때 어떠한 공동체도 건강하게 유지될 수 없다.
과잉의 원인도 나는 결핍에 있다고 본다. 내면의 결핍으로 인해 무언가를 추구하고 싶은 욕구를 질적인 추구보다 쉬운 쾌락이나 욕망을 따라가게 되는 것이다. 내면이 풍성한 사람은 욕망이 없는 것이 아니라 욕망을 자제할 줄 아는 것이며 선별할 수 있는 이성이 살아 움직이는 것이다.
결핍은 나를 성장시키는 거름과 같다. 그것은 결핍을 느껴본 사람만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풍족함 속에서만 살아온 사람은 느껴보지 못하는 그 무엇이 있다. 그래서 의도적 결핍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세상은 지금 이 순간도 돌아가고 있다. 우리도 그 시계에 맞춰 성장하고 있다. 육체적인 성장만 하는 미성숙한 인간이 될 것인지 정신적인 성장을 통해 내면의 풍요를 느끼는 인간이 될 것인지는 자신의 선택에 달려있다. 어느 누구도 자신의 인생을 책임져주지 않기 때문이다. 삶에 대한 평가는 반드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내면이 건강하고 탄탄한 사람은 마음이 부유하므로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볼 수 있는 눈을 가질 수 있으며, 가진 게 없는 빈 손인 사람은 더욱 자유롭고 하루하루 살아감에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