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만난 햇살

-사월의 봄

by Sapiens



아침부터 분주한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오전 토론 모임을 마치고 오라동으로 차를 몰았다. 갑자기 잡힌 약속에 조금은 속도를 내야 했다. 아는 동생과 이야기를 한참을 나누고 카페를 나왔다.



다시 차를 몰고 주차장을 빠져나와 한라도서관 입구에서 좌회전을 하려는 순간, 차 안으로 들어온 햇살 줄기들이 온몸으로 내리쬐고 있다. 나는 다시 도서관 주차장으로 들어가 돌아서 차도로 나오기 직전 다시 햇살과 정면으로 마주했다.



나도 모르게 차를 멈춰 세웠다. 내리쬐는 햇살을 느껴보고 싶었다. 사월의 햇살은 눈이 피곤하지 않았다. 살갗에 닿을 때 따갑지도 않아 햇살과 마주한 순간, 오히려 온몸으로 퍼지는 따스한 보드라움이 살갗을 포근하게 해 주었다.



한여름이면 선글라스가 필요할 테지만 그런 거추장스러운 수고로움은 필요하지 않았다. 오롯이 햇살을 느낄 수 있어 이 순간에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 좋았다. 그럼에도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이 아직 봄이라는 계절임을 인지시켜주고 있었다.



우연히 마주한 햇살이 주는 행복한 오후의 시간이다. 분주했던 오전 시간을 뒤로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순간, 잠시 쉬어가라고 햇살은 나를 불러 세웠나 보다.



이런 순간들이 있어 난 가끔 주변을 바라보게 된다. 하늘도, 돌담도, 도로 한편에 뒹구는 돌멩이와 피어난 꽃들도 시야 속으로 들어오기 시작한다.



"너희들도 살아 움직이고 있구나! 숨 가쁘게 호흡하며 서로 어우러져 존재하고 있구나!"



햇살과의 데이트 시간은 이렇게 무언가를 던져준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존재 이유를 가지고 있듯, 순간순간 우리는 그 이유를 만나는 찰나의 경험을 통해 무언가를 터득해가는 것 같다.



홀로 존재함은 없다는 것, 서로 어우러져 누군가에게 어떤 의미를 던져주고 있다는 사실을 느끼며 다시 차를 몰고 주차장을 나왔다.



도로 위를 달리는 나의 마음은 감사함으로 가득 채워졌다.

햇살, 사월의 어느 날 너를 만나, 너를 통해 타인의 존재를 알게 되고 공존의 의미를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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