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가 앞에 놓여있는 꽃

서로 어우러져 존재하다

by Sapie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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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가 앞에 놓인 꽃


블로그 이웃이신 *작가님과 줌으로 진행하고 있는 토론 모임이 있다. 이번 주 필독인 ‘생각하는 뇌, 생각하는 기계’를 대여하기 위해 한라도서관에 들렀었다. 코로나 19로 인해 사회적 거리 유지기간이 연장이 된 상황이지만 주말이라 그런지 도서관에는 평일과 다르게 사람들이 붐비고 있었다.


대여하고자 하는 책은 보존자료실에 비치되어 있어서 10분 정도를 기다려야 했다. 기다리는 동안 신간 코너를 기웃거리고 있었다. 나름 사회적 거리 유지를 위해 빈 공간으로 다녔지만 유독 신간 코너마다 여러 사람들이 책들을 들춰보고 있었다. 나도 관심이 가는 책 한 권을 고르는 동안 신청한 책이 도착해서 두 권의 책을 대출했다.


책을 가지고 나오는 순간, 우측 서가 앞에 놓인 붉은 꽃이 시야에 들어왔다. 자세히 바라보니 조화가 아닌 생화였다.

와우~

나는 바로 휴대전화를 꺼내 카메라 버튼을 눌렀다. ‘인간인 우리만 책 속에 존재하고 있는 건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 꽃들은 매일 책들과 하루를 보내는 기분은 어떨까?’

‘오고 가는 우리들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순간, 꽃들이 참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냄새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꽃들이 매일 책 냄새를 맡으며 다양한 책 속 이야기들을 상상할 수 있을 거란 생각 말이다.


그러고 보니 예전 흥미 있게 아이들과 함께 보았던 영화인 ‘박물관이 살아있다’가 떠 올랐다. 영화 내용처럼 ‘밤마다 꽃들이 화단에서 걸어 나와 매일 책들을 읽으며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밀폐된 지하 서가에서 붉은빛을 띠는 꽃이 시들지 않고 싱싱해 보이는 이유가 궁금해졌다. 혹시 책을 가까이해서 일까? 그렇게 상상하니 다시 영화 속에 존재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화면 속 서가와 꽃의 모습은 서로 어우러져 존재하고 있었다. 한참을 바라보며 카메라에 담긴 모습에 입꼬리가 올라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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