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공기가 아직 차지 않았다. 오히려 덜 깬 잠을 깨워주고 상쾌한 기분이 들었다. 밤사이 이산화탄소로 가득 찬 대기 중 오염물질을 모두 희석시켜서 맑은 공기를 내뿜어내고 있었다.
시계의 바늘은 새벽 4시를 넘어가고 있었다. 내비게이션을 켜고 김포공항으로 향하고 있다. 새벽길을 든든하게 밝혀주는 도로 양쪽의 가로등이 유난히 눈에 들어온다. 감사하다는 생각이 순간 든다. 그리고 옆좌석에서 귀를 쫑긋 세우고 내비게이션의 목소리를 놓치지 않으려는 신랑이 시야 속에 포착된다. 조금 예민한 표정으로 운전대를 잡고 있는 듯 보인다. 그 모습을 바라보다 참 감사하다는 생각에 뭉클한 감정이 일어난다. 그 중심에 우리를 태우고 쌩쌩 달려가 주는 16**도 자신의 소임을 다하고 있었다.
길을 향해 질주하는 도로 위 많은 차량들이 새벽부터 어딘가로 향해 오고 가고 있었다. 아직 어둠이 깔려있어 도로를 비추고 있는 헤드라이트와 가로등으로 인해 도시의 한가운데를 달리고 있음을 알아차리기에 충분했다.
찬 기온을 느끼고 싶어 창문을 살짝 내려보았다. 차 안에 흐르던 정적은 자동차들의 달리는 소음으로 단번에 깨져버렸다. 순간 오른손은 창문을 올리는 버튼을 누르고 있다. 유리창 밖에는 한강 풍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그러나 바깥 풍경에는 관심이 없었다. 남편에게 신경이 쓰였기 때문이다. 나를 김포공항에 내려주고 다시 충남까지 고속도로 위를 달려야 한다. 장시간 운전으로 피로감이 몰려올 것을 알기에 미안한 마음이 떠나지 않았다.
하고 싶은 일을 모두 해보라고 응원해주는 남편이 있어 든든하다. 타지에 나와 강의도 하고 북페어에도 참여할 수 있어 뿌듯하면서도 감사하다. 누군가의 도움으로 우리는 매 순간 존재함을 잊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더욱 짙어지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