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강차와의 시간

-목감기

by Sapiens


⁠목의 통증으로 잠에서 깨었다. 창밖은 아직 어둡다. 침대에서 일어나 꽉 찬 방광을 비워냈다. 변기 내리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느껴지는 새벽시간이다.


나의 목 흐름도 변기 물 내리듯 시원하게 내려가 주면 좋을 텐데... 변기 내리는 물소리가 부럽긴 처음이다. 화장실을 나와 포트에 물을 넣는다. 신랑이 챙겨 둔 허니 생강차를 꺼내 들었다. 오른손으로 스틱 비닐은 찍 찢으며 또 한 번의 쾌감을 느낀다. 거침없이 찢기듯 소리,

마치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것처럼 목안의 울퉁불퉁하게 부은 염증의 상태가 실루엣의 부드러움으로 그렇게... 변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사이 포트에서 "땡!" 소리가 사고를 멈추게 했다.


포트에서 컵으로 물을 옮겨 담았다. 뽀얀 연기가 올라오며 주위로 퍼져나간다. 한가득 담고 침대 위에 앉아 홀짝홀짝 들이켜고 있었다. 아나나 다를까 목 주위의 자갈 느낌들이 점점 부드러워짐이 느껴진다. 한기가 녹듯이 새벽에 마시는 차 한잔이 주는 따뜻함의 크기는 단연 컸다. 홀짝홀짝 마시다 보니 컵 바닥이 보인다.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히고 목은 훨씬 부드러워졌다. 잠시 진정된 듯이 보인다. 기침을 해대는 상태에선 속수무책으로 목구멍이 뒤집어질 만큼 앙칼지게 고집부리기도 한다.


어제보다 훨씬 나아진 상태이다. 좀 더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정신의 그릇인 육체를 잘 챙기지 못한 주인의 생활습관에도 반성해본다.


그도 오고 싶지 않았으리라. 모든 이들에게 미움을 받으면서도 찾아오는 불청객을 누가 자처하겠는가? 그러나 그가 와서 위험을 상기시켜주는 기회도 되어주고 있다. 그러고 보면 필요 없는 존재란 없으며, 무시해버릴 존재도 없는 듯하다.


목감기, 너로 인해 이 아침시간 차 한잔과 이야기를 나눈다. 이제 한 숨 더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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