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영동 고속도로에서 서해안 고속도로로 달리며

by Sapiens



새벽 5시 30분, 딸아이를 직장에 내려주고 영동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다. 차 안에는 달리는 차바퀴 소리로 분위기를 꽉 채우고 있다.


빨간 불빛과 노란불빛으로 신호를 주고받으며 차들은 말이 없다. 새벽부터 일터로 달리는 차량들이 고속도로를 즐비하게 메우고 있다.


어디를 향해 저리도 열심히 달려가는 것일까? 차들의 화려한 불빛과 대비되어 버거워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도로 위에 그려지는 삶의 모양은 그리 녹록해 보이지 않는다. 가로등과 내비게이션만이 가는 앞길을 친절하게 밝혀주고 있다. 아마도 새벽길은 빛에 의지해 달려가나 보다. 삶의 고단함을 그 작은 빛이 큰 위로가 되어주고 있는 듯 보인다.


터널을 지나고 다시 암흑이 펼쳐진다. 습관에 의해, 관성에 의해 운전하듯 자동차들은 열심히도 달린다. 서로 가는 목적지는 달라도 이들도 거리에서 만나 서로 속삭이며 인사를 나누고 있을 것이다.


그러니 브레이크로 깜빡이로 신호를 주고받으며 소통하고 있는 것이다. 묵언의 질서 속 달리는 자동차들의 자세가 자신과 타인들을 위해 겸허하며 조심스럽다.


차는 서해안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다. 아직도 하늘은 캄캄하다. 어둠만큼이나 기온이 차갑다. 밖은 영하 6도를 가리킨다. 맨 몸으로. 우리를 실어 나르는 차들의 행진이 사뭇 진지하다.


모두 무사한 출근길이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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