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향기

by Sapiens

커피

누군가와 만남의 시간에 항상 동석하는 커피란 친구. 그는 향을 머금고 주위 사람들의 코점막을 현혹시킬 만큼 매력적인 녀석이다,


하지만 그 녀석은 태어나 뜨거운 불에 구워지고 파쇄되거나 갈아냄을 견디어 세상 밖으로 걸어 나온다. 처음과는 전혀 다른 얼굴로 태어나는 것이다.


볶아지는 시간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다양한 맛을 즐기도록 자신을 내어준다. 자신이 지닌 풍미를 지키기 위해 아픔과 고통을 참아내며 우리와 마주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존재하는 현재의 상태만을 바라보며 상대를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누군가 성공을 하게 되면 ‘그는 원래 잘했어’라고 판단을 한다. 커피가 우리 앞에서 짙은 향을 뿜어내기 위해 수많은 과정을 거치고 이겨내며 인내하는 그 고통은 보지 못한다.


우리는 마지막 결과물과 마주하는 것이다. 타인의 삶을 다 알 수 없기 때문에 함부로 평가하고 재단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래서 누군가 작은 기쁨을 누릴 때에 옆에서 함께 축복해 줄 수 있다면 좋겠다.


커피라는 친구도 장소에 따라 외면을 받기도 하고 가격에 따라 등급이 매겨지는 수모를 당한다. 똑같은 가지에서 태어나 서로 다른 성장 과정 속에서 그들도 인간의 신분제도처럼 급이 다른 차별을 받고 있다.


그러다 정직한 주인을 만나는 행운이 주어진 친구는 아주 맛있고 매력적인 향을 지닌 자기만의 개성 있는 커피로 태어나기도 한다. 그렇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누구를, 무엇을, 어디서, 어떻게, 만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좋은 사람들은 향기가 있다. 풍미가 좋은 커피는 향이 깊다. 하지만 그런 향을 품기 위해 그들은 그들만의 고집과 철학을 지켜내었기 때문일 것이다.


오늘 여러분은 어떤 커피를 만나셨을까요?

커피는 오늘 어떤 사람들을 만나고 있을까요?

keyword
작가의 이전글어차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