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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청객

-인연

by Sapiens



어느 날 대지 위 하얀 눈이 덮이듯

예고 없이 찾아온 불청객이

마음에 비수처럼 꽂혀 숨이 멎을 때가 있다.

오히려 하얀 세상이 따뜻해 보이기도 하지만

그 따스해 보이는 것은 착각이고 어리석음이었음을.

결국 시린 손이 얼어붙듯

점점 온몸이 얼음 왕국 안에 갇혀 버린다.

순간 무지의 혼란 속에서

가슴을 움켜쥔 채 과호흡을 한다.

삶은 순간의 연결이다.

그 연결의 줄을 타고 명을 이어가는

가엾은 존재들의 세상.

인연은 어느 순간,

예고 없이 끊어진다.

하얀 눈이 순식간에 녹아내리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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