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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과 기대감

-현재의 시간 속에 함께하며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

by Sapiens

기다림과 기대감

누군가를 기다릴 수 있다는 건, 행복한 사람이다. 누군가가 찾아올 사람이 있다는 것이니까. 하지만 누군가가 찾아오지 않는 기다림은 감사함이다. 행복한 추억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니까. 누군가를 기다리다 오지 않는 시간도 행복함이다. 그 시간 동안 설레는 시간이 되어주었니까.



항상 마음속에 무엇하나 그리는 것 하나쯤은 있다. 살아가다 보면 싫든 좋든 인연법에 따라 맺고 끊어짐의 시기가 찾아온다. 이별이 아니어도 우리와 함께 하는 이 시기에 찾아오는 것들에 끄달림이 없어야 한다. 기쁘게 보내주고 반겨주는 마음이 생기도록 살아야 한다. 그래야 가슴 아픈 일이 아닌 따뜻한 시간으로 채울 수 있으니까.



살다 보면, 우리는 무엇을 기다리며 걸어가고 있다. 누군가는 아직 오지 않은 이성의 사랑을, 누군가는 이별의 사랑을, 누군가는 존재하는 사랑을, 누군가는 떠나간 추억을 좇으며 자신의 삶 속에 그려놓으려고 애쓴다. 그것은 집착이고, 해결하지 못한 아쉬움, 그리고 주체적인 삶이 아닌 감정에 끌려다니는 삶이다.



혼자면 홀로 지낼 수 있을 때 우리는 온전히 자신을 사랑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기다림이 아닌 현재 연연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면 충만한 삶을 살아내는 것이다. 기다리지 않고, 기대하지 않고 현재의 시간 속에 함께하며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연결되어 존재한다. 보이지 않지만 어딘가에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며 존재하고 있다고 상상해 보자. 훗날, 다시 인연이 되어 만난다면, 보다 충만한 눈길로 바라볼 수 있을 테니까. 인연이 흘러가 만나지 못하더라도 아쉬운 마음속에 자신을 가두는 일은 없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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