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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가 있어 내가 있습니다

-어머니

by Sapiens

그대가 있어 내가 있습니다




어느 날 알게 되었습니다.


홀로 태어나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이 아님을


따뜻한 오공밥을 건네주며


잘 챙기고 다니라는 말을 할 때는 몰랐습니다.


사랑하는 마음의 표현이라는 사실을,


사랑한다고 고백을 할 때면


습관처럼 하는 말처럼 느꼈습니다.


누군가 무엇을 해주었다는 말을 들을 때면


왜 우리는 부족한가? 원망하기도 했습니다.


부족함 속에서도 사랑의 말로


희망을 심어주었다는 것을 늦게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이제 그 사랑을 그리며 뚜벅뚜벅 걸어갑니다.


아무리 걸어도 우리는 만날 수 없습니다.


그대의 육체를 통해 이 세상에 왔음을


그대가 떠나던 날


차가운 철판 위에 누워 있던 그날


그제야 ‘쿵’하고 알게 되었습니다.


그대가 있어 내가 존재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그렇게 어리석은 상태로


시간의 흐름 속에서 조금씩 조금씩 성장하고 있나 봅니다.


그대를 향해


그대가 있는 곳에서


그대를 만나는 날


나도 누군가의 원망을 들으며


그렇게 떠나갈 것이라는 것을 알아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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