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순간

누군가에게 선물이 되는 일상

by Sapiens

선물



지난 주말 프리마켓에 참여했었다. 시골의 한 마을 독립서점이자 카페인 그곳은 마을 사랑방처럼 동네 학부모들과 아이들이 천국이었다.



빛바랜 나무 알림판을 지나 오른편으로 걸어가면 문이 있다. 문을 열면 꽤 넓은 공간이 펼쳐진다. 아이자기한 소품들과 피아노가 눈길을 끈다. 안으로 더 들어가 중문을 열어두었다. 태그 위에는 테이블이 서너 개 있고 사람들이 벌써 와서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다. 계단 아래로 내려가면 아이들의 천국이 펼쳐지고 있었다. 뛰어노는 아이들, 닭과 염소, 개 등 동물들이 우리 속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고, 중간 불턱에는 지핀 불에 고구마를 구워 먹고 있다.



요즘 보기 힘든 광경들이 펼쳐지는 이곳에서 프리마켓이 열렸다. 처음 참여해 보는 장소이다. 구경하는 것만으로 흥미로웠다. 옆자리는 타 지역에서 내려오신 분이었다. 도자기 굽는 공방을 운영하고 계시다고 하신다. 한 달 살기 하다 제주에 정착하신 분이란다.



불턱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라면도 끓어먹고, 붕어빵도 팔고, 쫀득이도 구워 먹는 모습들이 참 인상적이었다. 중간중간 뽑기 이벤트도 진행되었다. 사실 나는 꽝을 뽑았지만 말이다. 그래도 재미있었다.



책을 판매하면서 독자와 만나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순간은 정말 감격스럽다. 3시간 동안의 프리마켓이 끝나갈 무렵이었다. 누군가 다가와 손을 내민다. 내민 손에는 노란 튤립 한 송이가 비닐에 둘러싸여 리본으로 예쁘게 포장되어 있었다.



“어머, 너무 예쁘네요!”


“선물입니다.”



언제나 꽃을 받는다는 건 설레게 하는 존재다. 생명의 다발 중 하나가 나에게 왔다. 생각지도 못한 선물을 받으니 더욱 기분이 좋아진다. 감정이 움직인다. 설렘에서 감사함으로.



사실 오늘 매 순간이 선물이었다. 신랑이 데려다주는 아량도, 시골마을에서 만난 독자님들도, 그곳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을 볼 수 있는 시간도, 모두 선물이었다.



이처럼 선물이라는 오늘을 느끼며 살아가길 바란다. 소소하지만 일상이 선물인 삶을 살아가는 것만큼 가치 있는 것이 있을까? 자신에게 벌어지는 모든 일들은 내가 만든 원인과 결과이다. 그러니 너무 끄달리며 자신을 힘들게 하지 말길 바란다. 모든 것은 지나가게 마련이다. 그러니 순간순간 깨어있으며 우리에게 주어진 오늘이라는 선물을 설레면서 받길 바라본다. 내가 누군가에게 선물이 되는 일상이 된다면 더욱 가치 있는 삶을 살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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