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는 이유
그녀는 오늘도 책상에 앉아 내면과의 대화를 토해내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 양치를 하고 얼굴을 씻어 단장하듯, 매일 컴퓨터를 켜고 내면의 또 다른 자아와 만나는 일은 그녀에게 일상이 되고 있다.
예전의 자신과 다른 점이 있다면 좀 더 여유로운 시간이 주어지면서 시간 속에서 허우적거리기보다 오히려 새로운 만남이 주어지는 시간 속 여행을 즐긴다는 것이다. 그 속에서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고 미래를 생각하는 넉넉함이 싹튼다.
삶이 주는 극단적인 양극 속에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존재의 의미를 상기시켜 주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자신만의 세계를 글이라는 매체 속에 꺼내놓다 보면 조금씩 다른 색으로 자신을 물들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나를 하나의 색으로 단정 지을 수 없듯이 카멜레온 같은 다양성이 오롯하게 드러나게 되어 있다.
글은 그 사람이다. 글을 통해 그 사람을 만나는 일은 조금 더 깊이 다가가는 것이고 진심을 만나는 일이다. 그래서 나는 나의 모습을 솔직하게 드러낼 수 있는 글쓰기를 즐긴다.
누군가 나의 글을 읽고 공감할 수 있다면, 같은 결을 느낄 수 있어 삶이 힘들 때 무언가를 깨달을 수 있다면, 그리고 읽는 자체로 미소 한 방울 띄울 수 있다면 좋겠다. 그러면 나의 글은 생명을 얻어 또다시 누군가에게 씨앗이 되어 다양한 모습으로 피어날 것이다.
글을 쓰는 이유는 누군가와 만나는 일이다. 자신과 만나고, 타인과 만나고, 결국 우리가 만나 자신을 돌아보는 일이다. 그 속에서 관계라는 그물망 속 존재하는 삶을 이해하고 자신의 행위를 이해하며 결국에는 자신을 사랑하는 행위인 것이다.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 연민은 어리석은 감정이다. 그래서 글을 쓰다 보면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야가 넓고 깊어짐을 느낀다. 삶이라는 공간 속에 우리는 자신을 잘 살피고 건강하게 지켜낼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자신을 사랑하는 첫 번째 행위이니 말이다. 그 속에서 건강한 사고 체계가 형성되고 손끝으로 자신만의 또 다른 세상이 그려질 것이다.
매일 나와 만나는 세상은 매일 변화하고 다른 색으로 존재하고 있다. 그 속으로 한 발자국씩 걸어 들어가며 나의 또 다른 모습들을 만나는 일은 참 매력적이다. 그 삶을 되새김질하고 다시 꺼내놓으며 마음속에 새겨 나간다.
이렇게 글을 쓴다는 건, 나를 성장시키는 하나의 도구가 되어가고 있다. 꺼내 놓음으로써 분명 해지는 것들이 있다. 내면에서만 아우성치는 것들을 정리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힘이 생긴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책상에 앉아 나를 만나고 흩어진 파편들을 주어모아 조각들을 맞춰나간다. 그 속에 진정한 내 삶이 존재하고 있다. 글은 나를 살리는 일을 하고 있었다. 새로운 생명을 선물하듯 하나의 소중한 씨앗과 같은 존재이다. 이 순간, 나는 또 다른 나와 만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