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튼을 누르는 순간,

-사진

by Sapiens

버튼을 누르는 순간, 또 다른 세상과 만난다.




손잡이를 잡고 발을 들어놓는 순간, 새로운 세상과 만난다. 오감으로 밝혀지는 공간 속에서 카메라를 열고 버튼을 누른다. 여기저기 바라보는 시선의 끝에서 숨죽여 있던 무엇이 호흡하며 다시 재생되어 속삭인다.


카메라 속에 담긴 작은 세상은 또 다른 세상 밖으로 새롭게 탄생한다. 사진 속 이야기가 펼쳐지는 경험은 나를 또다시 카메라의 셔터를 누르게 한다.


요즘은 많은 이들이 자신의 일상을, 시선을 사진 속에 담는 행위를 즐긴다. 그 행위 속의 의미가 있든 없든 누구나 시선의 버튼을 누르는 것을 즐긴다. 사람들은 과연 무엇을 담고 싶은 것일까? 사진 속 담긴 세상이 그들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일까? 그들의 행위 속에서 마음속 결핍이 행위로 표출되는 것일까? 다양한 생각을 하게 된다.


어떤 이유에서건 나도 그 행렬에 동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디를 가든 그 순간들은 사진 속에 고스란히 담긴다. 그리고 다시 펼쳐보며 스치는 순간의 감정을 느껴본다. 나에게 사진은 하나의 매체가 되어 생각을 표출하는 도구가 되어주고 있다. 사진 속 보이지 않는 이야기들을 풀어놓는 일은 참으로 매력적이다. 그리고 보이는 사물들 속에 생명을 불어넣어 생각해 보는 행위는 참 신선하게 다가온다.


사진을 통해 나는 또 다른 세상과 만난다. 카메라 버튼을 누르는 순간 펼쳐지는 다양한 세상 속에 머무는 일은 색다른 시선을 갖게 해 준다. 그래서 하루에도 수 십장의 사진 속으로 걸어 들어가 함께 호흡하며 대화를 한다.


그 이야기들을, 독백들을, 꺼내놓는 일 또한 흥미롭다. 사진은 나에게 소중한 친구와 같은 존재가 되고 있다. 예전에는 사진을 찍는 행위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그때는 사진과 소통할 줄 모른 채 숨이 멎은 채 존재하는 하나의 사물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카메라의 버튼을 누르는 행위가 일상이 되어가고 있다.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맘껏 버튼을 누른다. 그렇게 카메라 버튼을 누르는 순간 새로운 생명들이 피어나 나에게 걸어 들어온다. 동시에 나 또한 그들과 호흡하기 위해 그들의 세상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오늘도 나는 카메라 버튼을 누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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