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을 시작하는 마음으로

-오월의 품 속으로 걸어가다

by Sapiens

5월을 시작하는 마음으로



내가 양육에서 독립이 되던 순간, 그날은 둘째 아이의 수능날 오후 5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그날 그 순간 이후로 나는 지금까지 오롯한 나의 삶을 지어가고 있다.



5월이면 많은 가정 행사들이 있다. 한 가정의 아내로서 부모님과 아이들을 챙겨야 했던 그동안의 시간들이 다양한 시선에선 부담감과 즐거움 또는 행복한 기억들로 남아있다.



이제 오십이라는 중반을 살아가는 나에게 오월은 더 이상 해결해야 할 일들로 넘쳐나는 달이 아니다. 책임과 의무에서 벗어나 구속에서 사라진 지 오래다.



나 자신을 위한 시간을 보내다 보니 오월이 부담스러운 달에서 저만치 멀어져 가고 있다. 새삼 떠 올려보는 오월이다. 오월은 봄이 소멸되어 여름으로 이어지는 다리역할의 계절이기도 하다. 새로운 계절을 탄생시키기 위해 소진되는 자연의 힘겨움을 생각해 본다.



계절을 맞이하는 우리는 환호성으로 기쁨을 노출시키지만, 그들의 몸부림은 치열한 우리의 삶과도 닮아 있다. 오월, 오월에는 수많은 일들이 일어난다. 그 속에서 누군가는 상처와 흔적 속에서, 누군가는 기쁨과 즐거움을, 또 누군가는 다툼과 아쉬움 속에 자신을 가두기도 한다.



아픈 기억이 있다면 상처 속에 메몰 되어 지나가는 봄의 마지막 시절이 되어 흘러갈 것이다. 이처럼 다양한 오월의 풍광 속에 우리는 자신만의 사진 속 배경 중, 하나의 존재로 희미하게 그려지는 그런 미미한 생명인지 모른다.



오월, 오십의 중반에 맞이하는 오월은 사뭇 다르다. 사월이 오월로 이어지는 순간순간들을 의식하지 못한 채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흐름 속에 나 자신을 둘 수 있어 감사하다. 그것은 주변의 챙겨야 할 누군가보다 나 자신을 바라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겨났기 때문일 것이다. 살다 보면, 살아가다 보면 우리의 시절 어느 마디쯤 이런 순간들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오월, 나는 뜨거운 열정을 쏟아내는 시절의 달을 채워갈 것이다. 이 시간의 오월은 마지막 존재하는 순간이 되기 때문이다. 어떤 무늬로 남게 될지는 모르겠다. 지금 나는 열두 달 중 새로 태어난 오월을 시작하고 있다. 내 앞에 펼쳐지는 오월의 순간들을 놓치지 않고 마주하려고 한다. 오월의 품 속으로 걸어가는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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