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적성검사

-선택권

by Sapiens

인생적성검사


우리는 선택권이 없이 세상에 태어난다. 거친 대지 위에서 주어지는 환경 속에 놓여 살아내야 하는 인생이 펼쳐진다. 그 누구도 자신의 생을 탓하기 전에 인생에 대한 적성을 고민해보지는 않았을 것이다.



만약에 삶 또한 선택할 수 있다면, 내 적성에 맞는지 안 맞는지 검사를 통해 분별할 수 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생각해 본다.



자살률 1위인 대한민국에 살고 있다.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생을 스스로 마감하는 일을 선택한다. 이들은 인생이 적성에 맞지 않아서 그러한 선택을 한 걸까? 그들 앞에 놓인 사회적 시선과 사회적 차별 속에서 견디어내어야 하는 근력이 부족해서일까? 스스로 낮아진 자존감 때문일까? 수많은 이유를 찾아보아도 그들의 선택을 인정받지 못하는 사회를 우리는 걸어가고 있다.



결혼을 하고 육아를 하면서 든 생각이 있었다. 나는 결혼이 적성에 맞지 않는구나! 이미 결혼이라는 것을 해보고 나니 그제야 내 기질과 호흡하기가 어려운 환경 속에 놓여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그러나 결혼이라는 제도가 적성에 맞지 않다고 벗어나는 것이 쉬운 선택은 아니었다.



생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수많은 선택을 하며 자신의 삶의 무늬를 만들어간다. 때론 찢기기도 하고, 때론 물들기도 하면서 다양한 색과 모양을 지니게 된다. 많은 여성들이 주어진 삶을 포기하거나 내려놓기보다 어떻게든 타인을 위한 희생을 선택한다.



그러한 선택 속에 자신은 없다. 그것이 모성이든 인간다움이라고 치부하더라도 한 인간의 희생 위에 세워지는 왕국은 누군가의 영혼을 병들게 하는 행위이다. 그렇게 멍들고 시린 가슴을 품고 살아가고 있다.



인생에 적성이 맞는 사람이 존재할까? 눈을 떠 보니 세상 속에 던져져 있고, 살아가다 보니 세월의 흔적 속에 주름들이 피어나며 자국을 남기고 있었다. 누군가는 그 모습이 인간다움이고, 삶의 고귀한 아름다움이라고 포장하지만 과연 그럴까? 생각해 본다.



인생이라는 것도 선택할 수 있다면 우리 자신을 스스로 내던지는 일도 줄어들까? 적성에 맞다가도 틀어지는 일들을 수없이 경험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적성검사라는 것이 있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엉뚱한 생각에 입가에 미소를 지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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