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만의 방

-나를 만나는 공간

by Sapiens





어제는 새벽까지 집안 정리를 하였다. 며칠 동안 묵혀두었던 재활용품들과 음식물쓰레기까지 버리고 나니 한결 마음이 가벼워졌다. 사실 엊그제 거실 스탠드와 하얀 커튼을 구입하고 조립하고 설치하는 일도 해치운 터였다. 조명을 켜고 보니 제법 거실의 분위기가 근사해졌다. 깨끗한 거실을 바라보니 복잡한 생각을 정리한 듯 한껏 쾌적한 환경에 놓여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조명이 비추는 거실 소파 한편에 앉아 생각에 잠기고 있었다. ‘아, 좋다.’ 잠은 저 멀리 사라지고 정신은 더욱 또렷해진다. 한 시간 동안 편안한 마음으로 앉아 있었다. 이 순간 존재하는 공간이 너무나 흡족했다. 앉아있는 작은 공간이 마음속에서는 훨씬 편안하고 안락했다. 참, 오랜만에 가져보는 감정이다. 주변을 정리하고 나니 마음이 편안해진다. 법정스님의 <텅 빈 충만>처럼 비울수록 충만함을 느끼는 순간이다. 이렇게 주어지는 나만의 시간과 공간에서 새벽시간, 잠시 내면을 만나는 여행을 한다. 저절로 여유로운 마음이 스며든다. 접혀있던 마음들이 점점 펴지는 순간이다. 조각조각 펼 져지는 마음이 또 다른 나만의 세상을 만들어낸다. 그 세상 위에서 나는 다시 꿈을 꾸고 날개를 피면서 비상을 준비한다. 나만의 공간에서 나를 만나는 이 시간은 나를 새롭게 태어나게 해주고 있었다. 홀로 존재하는 이 시간, 아무도 없는 듯 하지만 수많은 자아와 대화를 하는 이 공간은 나에게 선물처럼 다가온다. 이 소소한 선물은 나에게 의미 있는 커다란 선물로 다가온다. 캄캄한 새벽시간, 나는 다시 새로운 시작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 우리는 작은 변화에서 새로움을 창조하고 그 속에서 또 다른 자신만의 세상을 마주하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아침 다섯 시 오십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