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신발의 의미

-얼굴표정

by Sapiens



내 신발의 의미



자동차의 휠 모양에 시선이 간다. 휠의 디자인에 따라 차의 분위기가 사뭇 다르게 보이기 때문이다. 값비싼 차더라도 휠의 모양에 따라 차의 가치는 다르게 느껴진다. 시선의 끝은 항상 바닥에 꽂히는 경향이 있다. 매일 아침 옷을 갈아입는다. 누군가를 만나지 않아도 집을 나설 때는 항상 마지막으로 신발을 선택하는 시간이 주어진다. 물론 정신없이 나오는 날도 있지만 신발의 색, 모양, 디자인에 따라 나의 기분과 옷차림의 정점을 찍는다. 면접을 볼 때 의상도 중요하지만 깔끔한 신발이, 눈에 띄지 않는 신발을 선택하듯 말이다. 신발은 자신의 또 다른 얼굴표정과 같다.



어느 날부터인가 발의 편안함을 추구하기 시작했다. 한 켤레의 신발로 세상을 걸었다면 나이가 들수록 신발들도 벗들이 필요했다. 하루를 달리면 하루는 쉬어주는 일들이 빈번해졌기 때문이다. 그들도 피곤하고 지친 삶 속에서 휴식시간이 필요하기 시작했다. 신발 모양에 맞춰 발모양이 달라졌다면, 이제는 발의 형태에 따라 신발 모양이 바뀌어간다. 발을 감싸고 있는 신발은 멋의 장식품이 아니라 육신의 분신이 되어가고 있었다. 만남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평안해지듯, 신발도 세월이 흐를수록, 모양이 낡고 색이 희미하게 바랠수록 부드러워지고 평안해진다. 지금의 낯빛처럼 여유 있는 미소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것처럼, 참 많이도 닮아있다.



처음 신는 신발은 불편하다. 누군가 처음 마주하는 시간 어색한 것처럼,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우리는 적응해 가고 맞춰나간다. 그렇듯, 나에게 신발은 나의 얼굴 표정과 같다. 그래서 매일 화장을 하듯, 정돈하고 얼굴을 씻듯, 먼지와 흙을 털어낸다. 그렇게 매일 깔끔한 모습으로 세상 속으로 걸어간다. 첫 발을 내디딜 때마다 시선에 살짝살짝 비추어지는 신발의 컨디션은 낯빛으로 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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