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9. 15 화
여섯 차례의 항암이 끝났다. 그 결과가 어떤지 혈액 검사와 CT로 중간 점검하는 날이다. 브라카 변이 유전자는 유방암 발생률도 높여 예방 차원에서 유방 MRI도 추가되었다. 몸 상태로 보아 나쁘지는 않을 것 같지만 유방은 모를 일이다. 정밀 검사를 해본 적이 없어서다.
CA125(난소암 종양 표지자) 수치는 11.4로 잘 유지되고 있었다. 흉부와 복부 CT영상에도 이상 무였다.
휴~~!! 항암을 더 해야 할까봐 졸였던 가슴을 쓸어내렸다. 조금이라도 미흡하면 표준 6차 후에도 12차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고 한다. 유방 역시 아무 이상 없어 1년 후 다시 검사를 처방 받았다. 다행 정말 다행이다. 만약 유방암까지 겹친다면 나나 가족들이 어떻게 감당하나!
다음 치료는 '린파자'라는 표적항암제를 먹는 것이라고 한다. 장염으로 재입원하는 고생은 했지만 잘 견뎌냈고, 항암도 6차로 잘 끝났고, 표적항암제가 효과도 좋다고 하니 희망이 솟았다. 몇 가지 검사와 항암제 투여를 위해 심었던 케모포트를 제거해야 해서 입원이 결정되었다.
행운은 거기까지였던가. 가장 큰 문제가 생기고 말았다. 교수님도 정확한 금액을 몰라 전공의 선생님에게 '린파자' 가격을 알아 달라고 부탁했다. 공단에 직접 알아보았다는 전공의의 어마무시한 답이란. 경악, 경악하고 말았다. 한 알에 67,000 원이며 하루 네 알을 먹어야 한다고. 대략 계산해도 월 800만 원이 넘는다. 그것도 암 환자에게 제공되는 산정특례 등 모든 혜택을 적용한 금액이란다.
이건 말이 안 된다. 연간 1억이니 무슨 수로 감당한단 말인가. 돈 없는 사람은 죽으라는 말밖에 되지 않는다. 유전생 무전사(有錢生無錢死)라는 말이 절로 떠올랐다. 나 살자고 가족을 길거리로 내몰 수는 없다. 먹는다고 완치되는 것도 아니다. 언제 재발할지도 모른다. 이건 아니다. 주어진 대로 살다 가는 것이 순리다.
간호사에게 표적항암제는 먹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녀도 말이 안 되는 가격이라며 고개를 끄덕인다. 착잡한 병원의 밤이 흐르고 있다. 방법이 없다면 모를까, 치료제를 눈앞에 두고도 포기해야 하다니.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