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7. 22 목
아~~!!
오~~!!
오랜만에 정말 정말 신나는 문자가 왔다. 5월 말 서류를 접수했으니 꼭 두 달 만이다.
하루도 빠짐없이 암 카페를 들르는 아들이 '재난적 의료비 지원'이라는 제도가 있다는 정보를 알아왔다. 벌써 작년의 일이다. '암 진단금과 실비 보험이 있으면 거의 자격이 안 된다더라'는 실망스러운 말을 덧붙였지만 그래도 신청해 보기로 했다.
돌아보면 아찔하다. 병이 아니라 약값 때문에 죽겠다던 어느 보호자의 하소연이 허언이 아니었다. 살인적인 약 값에 처음엔 포기할 생각까지 했지만 가족들은 완강했다. 돈이 없어 엄마를 떠나보냈다는 자괴감을 평생 안고 살게 할 거냐는 녀석들 말에, 형편 되는 데까지 먹기로 했다.
우선 보험 회사에서 받은 진단금이 실탄이 되었다. 하지만 한 달에 800만 원 가까운 금액이니 5~6개월 만에 바닥났다. 다행히 1세대 실손 보험을 들어 둔 덕분에 버텼지만, 그것도 연 3천만 원 한도에다 6개월 면책 기간이 있었다. 마지막 방법은 집을 처분하는 수밖에 없었는데 그때 신이 보낸 도움의 손길이 혈액암협회였다. 당연히 아들이 암카페에서 알아온 정보다. 모든 난소암 환자가 다 대상이 되는 것도 아니어서 지원 조건이 엄청 까다로웠지만, 운 좋게 정말 운 좋게 자격이 되었다. 약 값의 절반!! 절반이었다. 엎드려 큰 절이라도 하고 싶었다. 하지만 책정된 기금이 소진되면 끝이어서 무한정 기대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삶은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흘러감을 증명이라도 해 보이듯 그렇게 1년이 흘러가는 중이다.
'신은 모든 문을 닫아도 하나의 문은 열어둔다'라고 했던가.
이제 마지막으로 또 한 곳 도움의 손길이 온 것이다.
국가에서 지원하는 재난적 의료비!!
이런 약 값이 재난이 아니면 무엇이 재난인가. 아니, 서민에겐 재난이 아니라 재앙이다.
업무 담당자 역시 약 값에 놀랐고 진심으로 도와주려는 마음이 그대로 보였다.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일선 창구 담당자가 건성이면 그림의 떡이 되고 만다. 서너 차례 서류 보완을 거쳐 드디어 내일 지원금이 입금된다는 연락이 왔다. 비급여와 전액 본인 부담금의 절반이란다. 워낙 고가이다 보니 절반인데도 1,930만 원이나 되었다.
국가가 이렇게 고마운 적이 없다. 누군가의 세금이겠지만 적어도 有錢生 無錢死라는 서글픔만은 갖지 않게 해 주었다. 다시 희망을 품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