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봄쯤 시작한 것 같은데 벌써 1년 6개월이 지나다니 시간의 빠름을 또 한 번 실감한다. 미스터 트롯 경연을 통해 선정된 가수 6명 영웅, 영탁, 찬원, 민호, 희재, 동원을탑 식스라 부른다.
최근 방송 앞줄 6명
탑 6의 각자 개성 있는 목소리와 특기, 전공이 따로 있어 다양한 곡들을 들을 수 있었고 그들의 친근한 콜라보가 무척이나 가슴에 와닿았다.
처음 방송 시작 당시 신청곡을 듣고 싶어 콜센터에 전화를 시도해봤지만 어마어마한 경쟁률 덕에 전화 연결이 쉽지 않았다. 수십 번 시도를 한 끝에 간신히 전화연결이 되었다.
돌아가신 엄마를 생각하며 신청했던 삼천포 아가씨, 영산강 처녀, 수덕사의 여승, 비 내리는 고모령은 최종 신청자 사연에서 아쉽게 탈락하며 그 당시 내가 픽한 찬원 님이 불러주는 노래는 애석하게도 듣지는 못했다. 방송사에서 위로차 소소한 선물을 보내 주신 걸로 기억한다.
매주 목요일 밤, 대한민국 방방곡곡 각자의 삶의 현장에서 바쁘고 열정적인 모습으로 살아가는 사람들, 단짠단짠 하는 수많은 사연들에 공감하며 같이 손뼉 치며 웃고 울며 사람 냄새 물씬 나는 푸근한 시간들을 함께 할 수 있어 무척이나 따뜻했다.
사는 게 힘들다, 나만 바쁘다. 생각하며 가끔은 우울하고 예민하며 의기소침해져서 삶의 나침반을 잃고 잠시 흔들릴 때, 생때같은 자식을 불의의 사고로 떠나보내고 세상과 등지고 사는 사람, 불치병에 걸려 시한부 인생을 사는 사람, 자식을 3수 4수 시키며 속상한 마음을 달래는 사람, 그냥 운 좋게 당첨되어 신청곡을 듣게 된 젊은 친구....
백사장에 밟히는 고운 모래만큼이나 신산하고 아픈 사연들이 숲 속 피톤치드처럼 나를 치유해 주었다.
방송 시작한 지 수개월이 지나 신청곡 사연들이 조금 식상해질 때쯤 제작진 들의 발 빠른 대응으로 각자의 분야에서 수준급 가창력을 가진 대한민국 실력파 가수들이 매주 출연해 탑 6과 경연을 하면서 새로운 즐거움을 주었다.
록 가수부터 뮤지컬 배우들까지 총출동해서 내가 알지 못했던 노래들을 더 많이 알게 되었다. ‘오~ 트로트에 저런 좋은 노래가 있었네, 아~ 같은 노래도 저 가수가 부르니까 또 새로운 맛이 나네, 혼자 감탄하며 감동받으며 새롭게 빠져들었다.
집안일을 하거나 헬스장에서 웨이트를 할 때, 만경강 둑에서 자전거를 타며 가을바람을 맞을 때도 TIVING을 통해 어김없이 다시 보기를 시청하면서 에너지를 충전하며 힐링되는 순간들을 만끽했다.
방송에 몰입해 듣다 보면 1시간 40분이 언제 지나가는지 순식 간에 끝이나 갈증 나는데 부족하게 물을 마신 것처럼 매번 목이 탔다. 코로나 상황이 좀 진정되면 KTX를 잡아타고 콘서트를 보러 가야겠다.
사실 그동안 수도권이 아닌 지방 중 소 도시 몇 군 데서 개최된 콘서트에 직접 가서 탑 6과 함께 시간을 보낸 팬들이 많이 부러웠다. 콘서트 날짜가 잡혀 티켓을 예매하려고 하면 내가 출동 스케줄에 걸려있고 정박해서 내가 시간이 되면 코로나로 공연이 취소되곤 했었다.
그들과 나의 시절 인연이 아직 닿지 않음인지 매번 만남이 번번이 비켜가 속상했다. 이러다 영원히 평행선처럼 끝내 만나지 못하면 어쩌지.
사랑의 콜센터를 보면서 제일 부러웠던 건, 이들의 실력과 성공이 아니었다. 나는 다만 그들 여섯 명의 친밀함과 진한 우정이 부러웠다. 나이 차를 극복하고 가수라는 같은 직업을 가지고 소통하는 모습이 제일 좋았다.
젊은 사람들이 인성도 반듯하고 서로 챙겨주며 으쌰 으쌰 하며 티키타카 하는 활기찬 모습들이 마치 친 형제들 같고 훈훈해서 방송을 보고 있는 내내 입꼬리와 광대 승천으로 내 삶의 행복지수도 약 2도 정도는 올라가 겁나 행복했다.
코로나로 시름이 깊어진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어디론가 자유롭게 떠날 수 없게 된 이 땅의 젊은 청춘들, 일과 시간에 쫓겨 그날이 그날인 일상을 살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탑 6의 노래는 따뜻한 위로와 격려, 답답한 일상에 속 시원한 청량제가 되어주어 또 감사했다.
노래하는 이찬원
탑 6중영웅님은 가장 부드럽고 힘 있는 트로트에 특화된 목소리를 가지고 있어 예선 때부터 노사연 씨의 바램 으로 빛나는 가수였고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가 최근 히트 중이다.
영탁 님은 에너지가 좋아 락이나 템포 빠른 노래를 잘 소화하고 작곡 실력과 뛰어난 춤 실력도 함께 지닌 재주꾼으로 '막걸리 한잔'과 '네가 왜 거기서 나와'로 유명해졌다.
진또배기 찬원 님은 구수하고 텁텁한 목소리를 가지고 있어 정통 트로트를 부를 때 빛이 난다. ‘시절 인연’이라는 노래는 애절한 가사말이 돋보이는 곡이고,
민호님은 오랜 무명시절을 거쳐 쌓아 온 무대 매너와 타인의 배려가 돋보이며 ‘남자는 말합니다’로 인기 행진 중이다.
희재 님은 목소리 톤이 높아 주로 여자 노래를 많이 부르는데 ‘따라 따라와’로 팬들에게 다가가는 중이며
동원님은 아직 소년이라 특유의 귀여움과 현란한 색소폰 연주를 무기로 팬들에게 무지막지한 기쁨을 주고 있다.
엄청난 트로트 팬덤을 형성하고 자칫 진부하고 올드한 트로트를 청춘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중 장년 층의 향수와 애환을 달래준 그들이 사콜 시즌 1을 접고 각자의 소속사에서 새 출발을 하게 되었다.
팬으로서 귀한 가수 6명의 끈끈한 우정이 변함없이 지속되기를 사콜 시즌2가 꼭 방송되었으면 하는 소소한 바람이 있다. 코로나 팬더믹 시대. 마스크 착용하고 자체 방역을 실천하면서 서울 어디에서 미니 콘서트라도 열리면 좋은 자리에 앉아 목청껏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따라 부르며 탑 6을 외치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기대한다.
사랑의 콜센터 탑 6 가수님들! 그동안 애써줘서 너무 고맙고 감사합니다. 그대들 덕분에 무척 행복했습니다. 언제 어디서든 건행(건강하고 행복하세요)!!!